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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모비스 각각 7%·5%대 급등…왜?

  • 경제 | 2022-01-06 15:24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각각 251만7701주(6.71%), 123만2299주(3.29%)의 지분을 매각했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더팩트 DB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각각 251만7701주(6.71%), 123만2299주(3.29%)의 지분을 매각했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더팩트 DB

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오버행 우려 해소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소식에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피어남과 더불어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이슈 해소 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오후 2시 37분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전일대비 7.51%(1만3000원) 오른 18만6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이날 블록딜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각각 251만7701주(6.71%), 123만2299주(3.29%)의 지분을 칼라일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 리미티드'에 매각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당 매각가는 16만3000원이며 이번 딜을 통해 정몽구 회장은 4103억 원, 정의선 회장은 2009억 원을 확보하게 됐다. 매각으로 인해 최대주주인 정의선 회장은 지분율이 23.29%에서 19.99%로 낮아졌고 칼라일 그룹은 지분율 10%를 확보해 3대 주주가 됐다.

업계에선 두 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글로비스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정몽구 회장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7.2%를 승계받는데 드는 세금 납부에 사용하거나 직접 모비스 지분을 살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분 21.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이 매각 대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변화 및 경영권승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지분 매각이 그 준비과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통해 확보된 현금에 더해 현대글로비스 매각 대금까지 더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일부라도 끊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에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보다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의 상승 여파에 현대모비스 역시 강세다. 같은시각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5.45%(1만4000원) 오른 27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5.45%(1만4000원) 오른 27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더팩트 DB
현대모비스는 전일 대비 5.45%(1만4000원) 오른 27만1000원에 거래 중이다. /더팩트 DB

한편에선 지난달 30일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에 따라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 줄이기'라는 분석도 있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상장사 기준 총수 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일 경우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포함했지만 개정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20% 이상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매각이 없었다면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30%에 달해 규제 대상이 된다. 그러나 두 회장이 매각을 통해 지분율을 낮추면서 이 규제를 피하게 됐다. 앞서 두 회장은 사익편취 규제가 첫 도입된 지난 2015년에도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업계는 오버행 이슈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가 측면에서도 지분 매각이 긍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평가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로 직결 될지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하지만,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모비스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글로비스의 경우 기업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오버행 리스크와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향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전개 역시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칼라일의 등장에 따라 신사업 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칼라일이 글로비스의 3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단순 재무적 투자자(FI) 역할보다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적 투자자(SI) 역할을 병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번 매각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잠재적 규제 회피, 오버행 이슈 해소와 함께 사모펀드가 현대글로비스의 장기 비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했을 것으로 추정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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