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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아닌 현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로보틱스 비전 발표

  • 경제 | 2022-01-05 09:01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열린 보도 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열린 보도 발표회에서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 /더팩트 DB

"로보틱스·메타버스 결합된 '메타모빌리티'로 이동 경험 확장"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 등을 통해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2'에서 보도 발표회를 열고 로보틱스 비전을 밝혔다.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매개체이자 신개념 모빌리티로 새롭게 정의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은 △사용자의 이동 경험이 혁신적으로 확장되는 메타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모빌리티 오브 띵스(MoT)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이다.

특히 메타모빌리티는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가 가상 공간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로, 이를 통해 사용자는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 가상 공간이 로봇을 매개로 현실과 연결되면 사용자는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대리 경험까지 가능하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 등의 혁신으로 미래 모빌리티 간 경계가 파괴되고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가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MoT 생태계는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것으로, 현대차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nD 모듈),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nL 모듈) 등을 선보였다.

지능형 로봇은 지각 능력을 갖추고 인간 및 외부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로보틱스 기술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아틀라스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인간의 한계 극복을 돕는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이 주먹인사를 나누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이 주먹인사를 나누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 스마트 디바이스 활용한 새로운 이동 경험

현대차는 미래에는 인터넷 등에 구축된 기존 가상 공간의 개념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적인 한계로 가상 공간에서만 머물던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과 연결되고, 사용자가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궁극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는 메타모빌리티 세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UAM 등과 같은 모빌리티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고, 특히 로보틱스가 두 영역을 잇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봤다.

일례로 자동차가 가상 공간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디바이스로 변모하고, 사용자는 자동차 안에 구현되는 실제 같은 가상 공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자동차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되기도 하고 업무를 위한 회의실이 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3D 비디오 게임을 즐기기 위한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가상 속 현실에 접속하는 것도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메타버스에 구축된 가상의 집에 접속하면, 물리적 제약 없이 현실에 있는 로봇과 상호 작용하며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안아주고 함께 산책도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현실과의 동기화를 통해 마치 실제로 직접 행동하는 듯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쌍둥이 공장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이와 밀접하게 연결시켜,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 접속해 실제 공장을 운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도 구현된다.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사용자는 문제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으며, 실제로 공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공장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도 국내의 사용자가 디지털 트윈에 구현된 해외 공장에 접속,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지시하면 로봇이 즉각적으로 이를 수행하게 된다.

현대차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구상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는 향후 기술의 진화로 로봇의 대리 경험을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후각, 촉각 등 로봇이 수집하는 다양한 감각 데이터가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돼 사용자가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현대차는 이와 같이 로봇을 매개로 하는 경험이 우리의 일상은 물론 일하는 방식, 심지어 산업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며, 이 과정에서 로보틱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메타모빌리티가 제시하는 새로운 미래상의 실현을 위해 로보틱스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돼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모빌리티' 연출 이미지,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스스로 움직이는 MoT 생태계 가상도,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연결시켜 공장을 운용·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연출 이미지, 인휠 모터와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및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PnD 모듈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모빌리티' 콘셉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뱡향) /현대차그룹 제공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돼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모빌리티' 연출 이미지,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스스로 움직이는 MoT 생태계 가상도,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연결시켜 공장을 운용·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연출 이미지, 인휠 모터와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및 환경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PnD 모듈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모빌리티' 콘셉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뱡향) /현대차그룹 제공

◆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현대차는 사물의 크기, 형태와 무관하게 움직임을 제공하는 첨단 로보틱스 기술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이 부여된 MoT 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복안이다.

'CES 2022'에서 최초로 공개된 PnD 모듈은 인휠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및 환경 인지 센서를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다. 라이다와 카메라 센서를 바탕으로 지능형 스티어링, 주행, 제동이 가능하고 특히 연속적인 360도 회전은 물론 자유로운 움직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nD 모듈은 어떤 사물에든 부착해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으며, 특히 작은 테이블부터 커다란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범위의 제한이 없다. 또한, 크기와 개수를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특정 공간을 재구성할 수 있고, 심지어는 고객이 팝업 스토어와 같은 공간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공간이 스스로 고객에게 다가오는 상황도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PnD 모듈이 사물의 이동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전통적인 공간의 개념을 혁신하는 동시에 △라스트 마일 실현을 위한 다목적차량(PBV) 형태의 퍼스널 모빌리티 △물류 운송을 위한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등 일상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DnL 모듈이 적용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도 공개했다.

DnL 모듈은 각 휠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각 휠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돼 원하는 기울기를 확보할 수 있다.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몸체에 DnL 모듈 기반 4개의 바퀴가 달린 모베드는 요철, 계단, 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휠베이스와 조향각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차는 PnD 모듈, DnL 모듈과 같은 창의적인 로보틱스 기술이 MoT 생태계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신개념 로보틱스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통해 위대한 성취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인간 중심 로봇

현대차는 로보틱스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외부 환경과 상호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CES 2022'에서 이를 구체화한 기술을 소개했다.

최근 AI 발달로 로보틱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 아틀라스처럼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균형을 잡으며 심지어는 상당한 수준의 지각 능력을 보유한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비스 로봇인 스팟은 각종 센서,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있으며, 인간을 대신해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 고온, 혹한 등 극한의 상황이나 자연 재해 지역, 방사능 오염 지역 등 인간이 접근하기 힘든 위험한 곳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인간과 가장 유사한 형태와 움직임을 갖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신속한 물류 처리를 위한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 등도 인간 편의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로봇들이 더 많은 분야와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특히 우주 공간이나 다른 행성에서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는 벡스 등의 웨어러블 로봇이 인간의 신체 장애를 보조하고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인간의 신체에 직접 적용되는 것이 특징으로, 이 같은 기술이 보편화되면 인간은 무거운 물체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으며,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산업 현장에 적용되면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크게 증대시키고 작업자의 상해 가능성 및 피로도를 낮춰주며, 일상생활에서는 이동 약자의 편의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CES 2022'에서 약 372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하고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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