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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오너 3~4세 전면 배치, 경영 능력 시험대 섰다

  • 경제 | 2022-01-03 00:00
CJ그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을 CJ제일제당 임원으로 승진시켰며,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의 신사업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더팩트 DB
CJ그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을 CJ제일제당 임원으로 승진시켰며,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의 신사업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더팩트 DB

CJ·농심·SPC·삼양식품은 '임원 승진'…오리온·오뚜기·매일유업은 '입사'

[더팩트|문수연 기자] 식품업계 3·4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새해에는 세대교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3·4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승계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이들이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임원 승진으로 '3세 경영' 본격화

먼저 CJ그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부장을 CJ제일제당 임원(경영리더)으로 승진시켰다. 올해 1월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업무에 복귀한 지 1년여 만이다.

1990년생인 이선호 경영리더는 지난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7년부터 CJ제일제당 부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 9월 업무에서 물러났던 이선호 리더는 지난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업무에 복귀했다.

이선호 리더는 경영 복귀 후 1년간 K푸드 사업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 9월에는 '비비고'와 NBA 명문팀 LA레이커스의 '글로벌 파트너십' 마케팅 파트너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으며, 최근에는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하는 등 CJ제일제당의 신사업 발굴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선호 리더가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하고 지주사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J그룹은 CJ올리브영을 내년 상장할 계획인데, 이선호 리더가 보유한 올리브영 지분 11.09%를 처분해 지주사인 CJ 지분을 매수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농심은 연말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을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농심 제공
농심은 연말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을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농심 제공

CJ그룹 외에도 농심이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농심은 연말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부장을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시켰다.

1993년생인 신상열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기획팀 및 기획과 예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번 인사에서 구매담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구매담당 업무는 원자재 수급을 다루며 산업 구조 전반을 이해하는 핵심 업무로 꼽힌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그룹회장직만 맡으면서, 업계에서는 신상열 상무의 경영권 승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왼쪽) 글로벌BU장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허희수 부사장은 섹타나인의 임원으로 복귀했다. /SPC그룹 제공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왼쪽) 글로벌BU장은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허희수 부사장은 섹타나인의 임원으로 복귀했다. /SPC그룹 제공

SPC그룹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글로벌BU(Business Unit)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글로벌 사업 부서 인사 및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허진수 사장은 미국,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파리바게뜨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여왔으며, 2019년 3월 중국에 'SPC톈진공장' 준공, 4월 싱가포르 주얼창이 입점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올해는 조인트벤처 전략으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잇달아 진출하는 등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앞서 허 회장의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보직에서 물러난 지 3년 만에 네트워크 시스템 관련 계열사인 섹타나인의 임원으로 복귀한 바 있다. 허 회장의 두 아들이 모두 핵심 요직을 맡으면서 업계에서는 SPC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양식품은 전인장 전 회장과 김정수 부회장의 아들 전병우 이사가 일찍 경영에 참여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병우 이사는 2019년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삼양식품에 입사했으며 지난 2020년 그룹 임원으로 승진했다. 현재 김정수 부회장이 경영 수업을 지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 씨는 지난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더팩트 DB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 씨는 지난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더팩트 DB

◆ 그룹 입사하며 '3세 경영' 시동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아들 담서원 부장은 지난 7월 오리온에 입사해 경영지원팀 수석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1989년생인 담서원 부장은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2012년 12월 강원도 철원 전방부대에 현역으로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친 담서원 부장은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이후 한국에 돌아와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평직원으로 입사해 경험을 쌓았다.

담서원 부장의 오리온 입사에 대해 업계에서는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뚜기그룹은 함영준 오뚜기그룹 회장의 장남 함윤식 씨가 올해 초 오뚜기에 입사해 경영지원팀에서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김오영 이사가 지난해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김오영 이사는 신세계그룹에서 7년간 재무 담당으로 근무했으며, 백화점, 스타필드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김오영 이사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을 각각 0.01%씩 보유하고 있고, 유아 전문회사인 제로투세븐 지분도 6.56% 갖고 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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