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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동산<하>] 조이고 또 조이고…'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 곳곳 잡음

  • 경제 | 2021-12-31 00:00
올해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등 각종 규제 정책을 폈다. /이덕인 기자
올해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등 각종 규제 정책을 폈다. /이덕인 기자

☞<상>편에 이어

정부 공급 늘리기 총력…3기 신도시·신통기획 '속도'

[더팩트|이민주 기자]

◆ '집값 상승' 주범 몰린 다주택자…규제 쏟아졌다

올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각종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짧게는 수개월 주기로 새로운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규제 일변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올해로 시행 2년 차를 맞은 '임대차 3법'의 파급효과는 여전했다. 보증금 증액을 5% 이내로 제한하자 신규 계약 전세가가 급등했고 이에 전세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임대차법이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을 자극한 촉매제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 반전세화도 가속화했다. 지역에 따라 신규와 갱신 계약간 가격 차이가 많게는 2배가량 벌어진 곳도 있었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늘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임대차 계약 갱신·종료 관련 분쟁은 총 215건으로 전년 동기의 2.7배에 달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율)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종부세율 인상에 더해 과세 표준 역할을 하는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일명 '종부세 폭탄'이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기획재정부(기재부)가 발표한 2021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 인원은 94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고, 세액 규모는 5조7000억 원으로 216.7% 늘었다.

더구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어느 때보다 강화된 한해였다. 정부는 7·10부동산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양도세 중과 비율을 기존 10~3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늘렸고 취득세도 기존 3주택 미만까지 주택 가액의 1~3% 받던 것을 2주택자 8%, 3주택자 12%로 높였다. 종부세의 상당수도 다주택자가 부담했다. 종부세 고지 세액 5조7000억 원 가운데 다주택자분은 2조7000억 원, 법인 2조3000억 원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을 통해 수도권에 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3기신도시 하남교산 홍보영상 캡처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업을 통해 수도권에 주택 3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3기신도시 하남교산 홍보영상 캡처

◆ '시세 60~80%'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카드 '인기'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을 만들기 위해 투기적 부동산 매수에 대한 세제·금융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지난 2월 '3기 신도시'로 광명시흥지구(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 시흥)을 지정·개발하고 있다. 공급 목표는 수도권 30만 호이며, 올해까지 24만 호의 지구계획을 확정했다.

또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앞당기기 위해 올해 '사전청약제도'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공공택지 등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 공급시기를 조기화하는 제도로 분양가는 시세의 60~80%다. 국토부는 지난 7월 4333호, 10월 1만여 호, 11월 4000호 세 차례에 걸쳐 사전청약을 진행했으며, 이달에는 6214호에 대한 사전청약 모집공고를 냈다.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와 인프라 매력에 사전청약 참여 경쟁도 치열했다. 인천 계양의 경우 709호 공공분양 공급에 3만7000명이 몰려 5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남 교산은 1056가구 모집에 5만374명이 신청해 52.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올렸다.

입주자들의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기 신도시에 대한 광역교통개선대책도 확정·추진 중이다. 주요 내용은 서울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지하철 등 대중교통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주요 사업으로 하남교산은 송파~하남간 도시철도 등, 남양주왕숙은 서울 강동~하남~남양주간 도시철도, 한강교량 신설 등, 고양창릉은 고양~은평간 도시철도, GTX-A 역사신설 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회)을 추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회)을 추진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오세훈 표 '신통기획' 속도…최종 선정지 21곳 발표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부터 서울 정비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앞세워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목표는 2025년까지 24만 호, 2030년까지는 비아파트와 공공주택 등을 모두 합쳐 80만 호 공급이다.

신통기획은 '스피드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 사업을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지원하는 제도다. 민간이 재개발을 주도하고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신통기획이 적용되면 정비계획 수립 등 도시계획결정 기간이 2년으로 단축되고, 사업시행 인가 심의기간도 기존 1년 6개월에서 절반가량 줄어든다. 사업시행과 설계・시공사 선정은 모두 주민이 갖는다.

올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줄줄이 신통기획에 합류하면서 서울 시내 주택공급에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규제나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잇따라 속속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통기획 최종 선정지는 종로구 창신·숭인동 일대, 구로구 가리봉2구역, 동작구 상도14구역, 관악구 신림7구역, 은평구 불광동 600 일대, 서대문구 홍은동 8-400 일대 등이 21곳이다. 공모에는 102곳이 참여했다.

다만 기부채납이나 임대주택 비율 등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따라 서울 집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등 투기 확산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전망을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2.5%, 전세 가격은 3.5%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팩트 DB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전망을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2.5%, 전세 가격은 3.5%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팩트 DB

◆ 내년 집값, 하락 전환 '글쎄'…"상승세 둔화할 것"

이같은 정책에 최근 전국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모양새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한국부동산원(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값)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최근 대구와 세종 등 아파트값은 하락 전환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지난 12일 '2022년 주택시장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5%, 전세 가격은 3.5%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산연은 내년 집값 상승 폭이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누적된 공급부족과 전·월세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것이어서 전반적인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전·월세시장 가격 역시 임대차 3법으로 인한 물량 감소와 매매가격 급등으로 내년에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주산연은 "인천, 대구 등 일부 공급과잉지역과 '영끌' 추격매수로 인한 단기 급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예년 평균 대비 입주 물량이 많은 인천·경기와 일부 지방 광역시의 상승 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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