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날이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은 793조4000억 원에 달합니다. 전년말보다도 73조2000억 원(10.2%)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의 경우 순자산이 477조5000억 원 수준입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나서며 몸집을 불리는 추인데요. 지난 한 주간 주목받은 사모펀드 소식을 <더팩트> 취재진이 추렸습니다. <편집자주>
스카이레이크, 티맥스소프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모회사 디피씨와의 공식합병을 통해 코스피 상장사로 거듭나게 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위상 변화에 결맞게 스틱 관계사 전반의 사업 추진·관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 스틱인베스트먼트, 곽동걸 부회장 이끈다…디피씨 매각도 순항
스틱인베스트먼트(대표 곽대환‧곽동걸)는 지난 13일 곽동걸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서동규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총괄대표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틱벤처스 투자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던 정근호 부대표를 대표이사로 승진시켰다고 전했다.
1959년생인 곽동걸 부회장은 1999년 스틱인베스트먼트 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에서 2003년 전무, 2004년 부사장, 2010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1966년생인 서동규 대표는 1994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했고, 2014년에는 삼일회계법인 대표를 맡았다. 1967년생인 정 대표는 1999년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 2018년 스틱벤처스 부대표를 맡았다.
이어 17일에는 디피씨의 임시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디피씨는 상호변경(디피씨→스틱인베스트먼트)을 포함한 정관 변경의 건과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로써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인 곽동걸·곽대환 대표도 디피씨 사내이사로 합류하게 됐다. 기존 도용환·이태고 대표이사 체제에서 곽동걸·곽대환·이태고 진영으로 변모하게 됐다.
합병을 마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디피씨는 신설되는 물적분할 법인인 디피씨 매각 작업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PEF 운용사 한 곳과 심도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협상 진행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추이다. 매각은 주관사 없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협상을 이어가는 프라이빗 딜(private deal)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2월경을 기한으로 매각이 완료될 전망이다.
◆ 스카이레이크, 소프트웨어 벤처 1세대 티맥스소프트 품는다
일명 '진대제 펀드'로 일컬어지는 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회장 진대제)가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는 MBK파트너스(회장 김병주),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업체 베스핀글로벌 등과의 3파전에서 끝내 승기를 쥐었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티맥스소프트 매각주관사 삼정KPMG는 스카이레이크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통보했다. 스카이레이크는 매각 측과 연내 최종 가격과 인수 조건 협상을 마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된다. 내년 1월쯤 딜클로징(거래 종료)이 전망된다.
매각 대상은 티맥스소프트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박대연 티맥스 회장이 보유한 지분 28.9%를 포함한 총 60.7%의 지분과 경영권이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매각가는 8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티맥스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008억 원, 영업이익은 354억 원 규모다. 전년 대비 각각 3.27%, 24.21% 증가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2.72% 늘어난 705억 원의 매출과 같은 기간 60.94% 성장한 23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OTT 업체 티빙 본입찰…눈독 들이는 PEF 운용사는?
국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 투자유치 본입찰에 복수의 국내외 PEF 운용사가 뛰어들었다. 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티빙 최대주주인 CJENM과 주관사 노무라증권이 실시한 본입찰에는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프라이빗에쿼티,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운용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 등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했다.
티빙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최대 40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기업가치로 약 1조5000억~2조 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금번 투자 유치를 상장 전 마지막으로 보고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완료할 계획이다.
티빙은 2010년 CJ헬로비전이 출시한 동영상 서비스다. 이후 CJ ENM에 편입됐고 tvN, 엠넷, 온스타일, 올리브 등 CJ ENM 채널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지난해 10월 OTT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주식회사 티빙으로 분사했다.
올해 6월엔 네이버가 4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지분 21.7%를 확보해 최대 주주 CJ ENM(지분 67.6%)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른 상태다. 3대 주주는 올해 1월 10.3%를 보유한 JTBC다.
◆ VIG파트너스 2호 블라인드펀드 청산 목전
PEF 운용사 VIG파트너스(대표 이철민)가 2호 블라인드펀드 청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2호 펀드에 남아있던 포트폴리오인 바디프랜드와 윈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내년 상반기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VIG파트너스 2호 펀드 투자처로는 바디프랜드, 윈체를 비롯해 △버거킹코리아 △삼양옵틱스 △서머스플랫폼 △엠코르셋 △하이파킹 등이 있다.
2015년 인수한 안마의자 전문업체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대표 김지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내년 초 거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44.6%의 지분을 4000억 원에 인수한 VIG파트너스는 약 6000억 원에 바디프랜드를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는 창호업체 윈체 매각도 진행 중에 있다.
2호 펀드의 포트폴리오에서 바디프랜드, 윈체를 제외한 5곳은 일찌감치 엑시트를 완료했다. 평균 30%가 훌쩍 넘는 내부수익률(IRR)을 거뒀다. 삼양옵틱스의 경우 41%를 기록했고, 하이파킹(39%)과 버거킹코리아(30%) 등도 30% 선을 웃돌았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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