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8일 임시주총 예정…국민연금 찬반 여부 '관심'
[더팩트|윤정원 기자] POSCO(포스코)가 물적분할 방식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의결한 가운데 주가 향방에 귀추가 쏠린다.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을 예견한 일부 소액주주의 경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10일 진행된 임시 이사회에서 물적 분할 방식의 지주사로 전환을 의결했다. 포스코는 이날 공시를 통해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관리 등 지주회사 기능을 제외한 철강 생산 및 판매 등의 사업부문을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신설회사로 포스코(가칭)를 설립하고 존속법인은 포스코홀딩스(가칭) 지주회사로 전환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스코홀딩스(가칭)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철강 회사 포스코, 포스코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포스코는 물적분할과 관련한 승인을 받기 위해 내년 1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2022년 3월 1일자로 기업분할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가 보유했던 그룹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도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로 옮겨질 전망이다. 포스코는 △포스코에너지(89%) △포스코인터내셔널(62.9%) △포스코케미칼(59.7%) △포스코강판(56.8%) △포스코건설(52.8%) 등의 주요 자회사 지분을 가지고 실질적인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해왔다.
이날 포스코는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탓인지 추후 사업회사의 기업공개(IPO)는 없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지주사 할인(지주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면 지주사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은 없다는 견해를 공고히 한 셈이다. 하지만 자회사 IPO 지양 방침에도 소액 주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향후 정관 변경을 통해 자회사를 재상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공시 이후 온라인 종목 토론방 등에는 "정권 바뀌면 다시 자회사 상장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최정우 회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시켜서 제대로 된 전문 경영인을 회장으로 추대해야 한다", "이번 분할은 최정우 회장이 역사적으로 본인 이름을 남기는 것 외에는, 주주들에게 단 0.1%도 이득이 되는 게 없는 행동이다. 오늘 주가 하락이 바로 그 결과다" 등 비난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이날 포스코는 전일 대비 1만3500원(4.58%) 하락한 28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상태다.
소액 주주들의 비난 속 국민연금도 포스코의 손을 잡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분 9.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의 분할 안건은 전체 주주의 66.7%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표 행사가 현실화할 경우엔 지주회사 전환 계획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 방침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주가에는 중립적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가 바뀌고, 포스코가 비상장법인이 되는 것 자체는 기업가치에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기존 사업에 더해질 신사업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받느냐가 포스코지주회사의 기업 가치에 매우 중요하다"며 "신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자금 조달 계획과 사업 로드맵 등의 공개가 필요하고, 계열회사들과의 신사업 관련 역할 배분도 관심 사항"이라고 부연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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