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양상추 없는 햄버거? 기습 한파에 채솟값 폭등
[더팩트|정리=문수연 기자] -10월이 지나가며 연말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경제계에서는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김포 장릉 경관을 훼손한 대방건설·대광이엔씨·금성백조 등 건설사들의 개선안을 문화재청이 받아들이지 않아 최악의 경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기습 한파로 인한 채솟값 폭등으로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양상추 대란'이 일어났습니다. IT업계에서는 KT의 통신장애로 전국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요. 전화와 유무선 인터넷, 원격수업, 증권거래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단계적 폐지를 결정했는데요. 기존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건설업계의 소식을 들어볼까요.
◆ 문화재청, '왕릉 훼손' 건설사 개선안에 "문화가치 유지 어렵다" 심의 보류…철거냐, 이례적인 허가냐
-조선 16대 왕인 인조의 아버지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김포 장릉'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인데요. 그런데 이 장릉 앞에 문화재 보호 규정에 벗어난 채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가 지어졌습니다. 허가 없이 김포 왕릉 앞 아파트 단지들은 철거 기로에 놓였습니다. 문화재청이 아파트 단지를 건설 중인 대방건설과 대광이엔씨, 금성백조 등 3개 건설사가 제출한 개선안을 심의했지만 보류 결정을 내렸는데요. 어떤 절차를 앞두고 있나요?
-네, 문화재청은 지난 28일 이들 건설사가 제출한 개선안을 심의했지만 "역사·문화적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류 결정을 내렸습니다.
문화재청은 내달 소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단지별 시뮬레이션 등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검토를 한다는 방침입니다.
-대방건설, 대광이엔씨, 금성백조 등 건설사가 어떤 개선안을 내놨길래, 문화재청이 "(김포 장릉의) 문화재 가치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나요?
-건설사들은 지난달 문화재청에 개선안을 제출했는데, 김포 장릉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개선안에는 아파트 색상을 장릉을 강조하는 색으로 변경, 야외 육각 정자 설치, 연못·폭포 조성, 문화재 안내시설 설치 등이 담겨 있습니다.
-문제가 된 건물 높이는 그대로 놔두고 아파트 색상만 변경해 왕릉과 어울리게 만들겠다는 건데요. 사태의 근본은 장릉 앞 아파트가 20층 이상 고층으로 올라가게 되면서 장릉의 환경이 훼손된 것입니다. 건설사들의 개선안을 두고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다 지어놨는데 설마 철거하라고 하겠냐'라는 심산이 느껴지는 개선안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손해 없이 마무리 짓고 싶을 겁니다. 자칫 철거로 이어진다면 입주 예정자들에 대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비롯해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주택시장에서 입지를 상실할 수 있거든요. 사실상 회사의 존폐가 달린 문제입니다.
-문화재청도 강경한 입장입니다.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가면 전국 문화재 인근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조선 왕릉이 세계문화유산에서 퇴출당할 수 있어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화재청은 아파트 건설 상황을 뒤늦게 인지하고 해당 지자체들과 소통하지 못한 점 등을 인정하면서도 문제가 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철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결국 애꿎은 입주 예정자들만 속앓이하는 중입니다. 건설사들과 문화재청, 지자체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기나긴 법정 공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입주 예정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의 입주 예정일은 내년 6~9월입니다만 일부 건설 현장은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설령 설계안이 변경된다면 입주 예정일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 '앙꼬 없는 찐빵'이 아니라 아니라 양상추 없는 햄버거라고요?
-유통업계에서는 갑작스럽게 치솟은 채솟값으로 인한 '양상추 대란'이 화제였습니다. 다수의 프랜차이즈에서는 제품에 들어가던 양상추를 적게 제공하거나 빼기도 했는데요.
-무슨 일 때문에 채솟값이 급등한 건가요?
-기습적인 한파 탓입니다. 2004년 이후 17년 만에 서울에 10월 중 한파특보가 내려지면서 추위에 약한 잎채소의 출하량이 급감해 채솟값이 급등했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가락도매 양상추 10kg 평균 경매가는 3만90원으로 1kg당 3000원꼴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2일 1kg 도매가는 1307원 수준이었는데 갑작스럽게 가격이 높아지면서 전년 대비 약 300% 급등했습니다.
-평소 채소를 많이 사용하던 프랜차이즈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겠는데요.
-네. 맞습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써브웨이도 "일부 매장에서 샐러드 제품의 판매가 한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고,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도 정량으로만 제공된다"며 "빠른 시간 내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온라인에서는 양상추가 빠져 부실해진 햄버거를 인증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개를 팔지 말고 하나라도 제대로 팔았으면 좋겠다", "다른 쿠폰을 주지 말고 가격을 낮췄으면 좋겠다", "햄버거가 아니라 마카롱 같다" 등 아쉬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도 양상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현재 롯데리아, 버거킹은 양상추 재고가 부족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다만 공급량이 급감한 만큼 추후에는 수급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합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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