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손보사,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전월比 2% 상승
[더팩트│황원영 기자] 손해보험사(손보사)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호실적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반사효과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다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른 한파로 자동차 사고 증가가 우려되는 데다 다음 달부터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활동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정비수가(공임) 인상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최근 10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2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9.1%로 지난해 말(85.7%) 대비 6.6%포인트나 줄었다.
손해율은 보험사로 들어온 보험료 중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업계는 사업비 지출 등을 고려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손해율 덕에 손보사의 상반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5%(8146억 원) 뛴 2조5302억 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71.6% 증가했고, 한화생명은 개별기준 전년 대비 42.7% 늘었다.
다만, 손해율 안정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교통량 증가가 사고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주요 손보사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증가했다.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의 지난 9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79% 수준으로 8월 평균 손해율 77.45% 대비 2% 내외 상승했다. 이들 4개 손보사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1~79.5%다. MG손해보험의 경우 전월 대비 9.9%포인트 증가한 100.6%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들어서는 정비수가 인상과 계절성 요인이 맞물려 손해율이 더욱 오를 수 있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겨울이 걸친 4분기와 1분기에 높은 수준을 보인다. 빙판길 사고와 한파로 인한 차량 고장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10월 중순 한파 특보가 발령되는 등 이른 추위로 계절성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오는 12월부터는 정비수가 인상분이 반영된다. 보험업계, 자동차정비업계, 공익대표로 구성된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지난달 말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4.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사고 차량을 정비업체가 수리한 뒤 보험사로부터 받는 공임다. 정비수가가 오른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인데 보험사의 지출이 커져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안정적인 손해율을 나타내고 있지만 4분기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계절적 요인과 정비수가 인상, 거리두기 완화 등 4분기에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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