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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서 밀린 여기어때…숙박앱 시장, '야놀자 1강 체제' 굳어지나 

  • 경제 | 2021-10-20 00:00
여기어때가 인터파크 인수전에서 막판 고배를 마시며 인수에 성공한 야놀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어때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어때가 인터파크 인수전에서 막판 고배를 마시며 인수에 성공한 야놀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어때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어때, 야놀자와 '몸집'만 20배 차이…업계 "시장 판도, 투자 실행력이 관건"

[더팩트|이민주 기자] 숙박앱 시장이 야놀자 1강 체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업계 2위 여기어때가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신규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사이 1위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품고, 여행업계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세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지난 14일 자사 전자상거래 사업부문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야놀자를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매각대상은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되는 분할신설법인 지분의 70%다. 거래금액은 2940억 원이다.

당초 업계는 여기어때가 인터파크 인수로 항공권 예약 등 시장을 크게 넓힐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파크의 공연·티켓 예매 분야 시장점유율은 70% 수준이다. 본업인 숙박업에 더해 최근 신규 사업 분야로 들고나온 항공, 철도, 렌터카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여기어때는 인터파크 인수전 막바지에 여행사 '온라인투어' 지분 인수로 눈을 돌렸다.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투어 지분 20%와 향후 추가 투자를 위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온라인투어는 지난 2000년 설립된 실시간 항공 검색 엔진과 예약 시스템이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국내 여행·레저 시장에 집중해온 여기어때와 해외여행을 부문을 주도한 온라인투어는 서로 중복되는 영역이 없어서 상호 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어때가 업계 '대어'로 꼽히는 매물을 두고 야놀자와 벌인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올해 기준 10조 원, 여기어때 3000~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올해 기준 10조 원, 여기어때 3000~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 위드이노베이션 제공

야놀자는 지난 2019년 데일리호텔 인수에도 성공했다. 당시 여기어때 역시 데일리호텔에 눈독을 들였으나 경영권 매각 협상 등의 문제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어때가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인수한 곳은 망고플레이트(10억 원)가 전부다. 같은 기간 야놀자가 투자 인수한 기업은 △가람·씨리얼(호텔 자산관리 기업) △이지테크(호텔 관리) △나우버스킹(대기 고객 관리 솔루션) 등이며 금액은 1000억 원 이상이다.

스타트업 투자에서도 양사 간 희비는 엇갈리는 부위기다. 여기어때가 투자를 저울질 한 것으로 알려진 해외여행 스타트업 트리플은 지난해 12월 야놀자와 벤처캐피털로부터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신규 투자 부문에서 상반된 행보를 보인 야놀자와 여기어때 양사 기업가치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어때 기업가치는 3000~5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어때는 지난 2019년 사모펀드 CVC캐피탈에 매각될 당시 3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6년 기준 기업가치는 2000억 원이었다.

반면 야놀자 기업가치는 최근 10조 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야놀자는 지난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10조 원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야놀자가 유치한 누적투자금만 2조3710억 원 수준이다. 야놀자 기업가치는 지난 2016년 4000억 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여기어때가 신규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반면, 야놀자는 '글로벌 레스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외연을 확장해왔다. 이번 인터파크 인수전 역시 마찬가지"라며 "새 수장을 맞은 여기어때가 위드 코로나 시기를 기회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양사 간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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