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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나생명 매각에 후폭풍…처브라이프 합병 가능성 있나

  • 경제 | 2021-10-18 12:58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처브그룹에 매각한 가운데 라이나생명 임직원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더팩트 DB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처브그룹에 매각한 가운데 라이나생명 임직원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더팩트 DB

라이나생명 임직원, 매각에 반발…노조 설립 조짐

[더팩트│황원영 기자] 미국 시그나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처브그룹에 매각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고용안정과 보상방안을 놓고 임직원과 사측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노조 설립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가 합병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 임직원은 직원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번 매각에 대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는 한편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앞서 시그나그룹은 지난 8일 한국, 대만, 뉴질랜드,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와 터키합작 회사를 처브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거래 가격은 총 57억7000만달러(약 6조8649억 원)로 내년에 협상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중 라이나생명의 가치만 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그나그룹은 지난 10년간 라이나생명을 통해 1조1650억 원의 배당금을 거뒀다. 이를 감안하면 시그나그룹이 총 7조 원 이상의 금액을 챙겨 철수하는 셈이다.

이번 매각은 처브그룹이 시그나그룹에 매각을 제안하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처브그룹은 라이나생명 인수로 국내 보험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향력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가 합병될 가능성도 나온다. 처브그룹은 국내에서 처브라이프와 에이스손해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은 3572억 원으로 삼성생명(9288억 원), 교보생명(3829억 원)에 이어 생명보험업계 3위를 기록했다. 텔레마케팅(TM) 채널 경쟁력을 기반으로 지난 4년간 매년 3000억 원대 순이익을 냈다. 같은 해 총자산수익률(ROA)은 7.27%로 생명보험업계 1위에 올랐다. 생명보험사 ROA 평균(0.36%)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라이나생명 임직원은 820명으로 처브라이프 200명 대비 4배 가까이 많다. 이에 따라 라이나생명과 처브라이프가 합병을 통해 거대 생보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라이나생명 임직원들은 이와 같은 매각에 반발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에 거액의 배당금을 안겨주며 몸값을 키웠는데 본사가 매각·철수를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라이나생명 임직원에 따르면 본사는 한국법인과 교감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30년간 안정적인 영업으로 회사를 키운 한국법인 직원들은 회사 측이 제시한 성과급에 대해서도 재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그나그룹은 라이나생명 임직원들과 매각 보너스 협상을 진행하면서 매각 전 임직원 월급에 400%, 매각 이후 추가로 200%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임직원들은 지금까지 이룬 성과 대비 정당하지 않은 보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시그나그룹이 직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보너스 금액 등을 결정·통보해 라이나생명 임직원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존 M&A 보너스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면 철회하고, 직원들과 협의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노사 갈등이 커진다면 처브그룹 입장에서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 겸 대표이사는 다음 달 중 한국을 찾아 라이나생명 매각과 관련한 세부 내용을 협의할 계획이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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