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 1월 11일 대비 28.8% 하락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6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등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삼성전자의 추가 하락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오후 3시 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700원(3.78%) 하락한 6만8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800원 하락한 7만800원에 거래됐지만 이내 낙폭이 커지면서 7만 원선이 무너졌다.
한 때 '10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 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자 삼성전자의 실적 호재를 믿고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손실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개인들은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33조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1월 11일 9만6800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약 28.8% 하락률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 거래일까지 삼성전자를 5178억 원 가량 내다팔았다. 또한 이달 중에 1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포지션을 취했다.
외국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대량 매도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8일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PC용 메모리반도체 주문량 감소와 공급망 문제에 따른 모바일·서버용 사업 부문 악화로 가격 부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가 역시 지속적인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이날 목표가를 속속 하향했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한편 대내외 악재 소멸시까지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우선은 중국 전력제한 이슈 등이 메모리 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와 전력난 이슈 등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고용 데이터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일시적일 것이라던 인플레도 생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결국 9~10월을 거치면서 내년 세계 경제와 기업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종전 10만 원에서 9만3000원으로 7% 낮췄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전력 제한 이슈에 의한 IT 공급망 차질 연장으로 내년 삼성전자의 메모리 실적을 소폭 하향 조정한다. 목표주가를 9만6000원으로 4% 낮춘다"고 말했다. KB증권도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10만 원으로 내렸다.
한편, 코스피 대장격인 삼성전자가 계속해 흔들린다면 최근 약세인 증시 전반에도 불안정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3% 가량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 시중금리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심화, 미국 재정정책 난항에 연내 고점 대비 하락률 기록을 경신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여파를 당장 가늠하기 어렵고, 올해 성장률 둔화 및 기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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