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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30년 건설인' HDC현산 권순호, 국감장 '곤욕' 왜?

  • 경제 | 2021-10-10 00:00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정성 없는 발언으로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사진은 권순호 대표가 지난 5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진정성 없는 발언으로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사진은 권순호 대표가 지난 5일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샘 인수 물 건너가나?

[더팩트|정리=이민주 기자] -지난 한 주 내내 국정감사가 이어지면서, 경제계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서 한 발언이 논란을 빚었는데요. 권 대표는 '광주 학동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회의원의 질문에 머뭇거리거나 회피성 답변을 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의 한샘 경영권 인수가 지지부진해, '인수는 물 건너갔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이 화제를 모았고, 유통업계에서는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의 트럭 시위로 시끄러웠습니다. 그럼 먼저 권순호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살펴볼까요.

◆ 머뭇거리고, 모르쇠…'30년 건설인' 권순호 HDC현산 대표 진정성 의심스럽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광주 학동 붕괴사고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권순호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고개 숙여 사과했죠. 그런데도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거듭 사과를 하는 데 왜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는 건가요?

-네, 지난 7일 국회 국토위 국감에서 권순호 대표가 출석해 "불미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부상한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상해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권순호 대표는 이같이 사과하면서도 의원들의 송곳 질문에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말로 지켜보는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습니다. 권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라는 질문에 "피해자가 아닌 것은 맞다", "수사 중이고 재판 중이다" 등의 말로 회피했습니다. 그러다 의원들의 목청이 높아지자 머뭇거리면서 "경찰 수사상 (HDC현대산업개발이) 가해자로 돼 있다"며 마지못한 듯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무고한 시민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는데, 가해자가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니 여론은 분노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광주 학동 재개발 사업의 일반 건축물 철거 계약구조는 재개발조합→현대산업개발→한솔·다원이앤씨→백솔 등 조합을 비롯해 여러 업체가 얽혀있습니다. 권순호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보입니다.

-권순호 대표의 거짓 논란도 있었습니다. 앞서 권 대표는 불법 하도급 문제가 없었다고 했죠. 그런데 경찰 조사에서 불법 하도급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요.

-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권순호 대표는 여전히 불법 하도급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모를리 만무하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권 대표는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하도급과 관련된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모르쇠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과연 권순호 대표가 불법 하도급을 몰랐을까요.

-권순호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에서만 30년을 재직한 뼛속까지 '건설 DNA'가 흐르는 건설인입니다. 권 대표의 이력을 간단히 보면 1989년 현대산업개발 공채로 입사해 고객만족팀장과 아이서비스 인테리어·조경사업본부장, 현대산업개발 건설사업본부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안산 아이파크, 울산 약사 아이파크, 대구 월배 아이파크1차 등 3곳 사업장에서 현장소장을 맡기도 했어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경영인이 사업장 돌아가는 실정을 몰랐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권순호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말로는 죄송하다고 하지만 책임 있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네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들의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겠습니다. 특히 죗값을 모면하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1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IMM PE(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 인수를 위한 준비에 나선 가운데 인수가 협상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1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IMM PE(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 인수를 위한 준비에 나선 가운데 인수가 협상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더팩트 DB

◆ IMM PE, 인수가 협상에 난항 중?…한샘 인수 물 건너갈 가능성은

-이번에는 IB(투자은행) 업계 소식 들어보죠. 남양유업 이후 대형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샘 인수 계약 소식이 계속해서 늦어지는 모양새네요. 어떤 이유인가요?

-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데요. 당초 9월 초 실사를 마무리하고 같은 달 중순 경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황입니다.

-계약 진행이 지지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면서요.

-인수합병(M&A) 업계는 IMM PE가 당초 설정해 둔 가격 조정폭대로 주당 인수가를 낮추는 작업 중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IMM PE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측은 계약서상 가격조정폭을 7.5%로 설정해 뒀습니다. IMM PE는 기존에 결정해 둔 인수가(주당 23만5000원) 보다 7.5%(주당 21만7000원)까지 낮출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실사 후 양 측이 인수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IMM PE는 딜 구조상 인수금융 대출 활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한샘 주가가 지속적으로 빠지면서 IMM PE의 곤란함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수 자금의 8000억 원가량은 인수금융을 통해 마련하는 데 인수금융 활용 조건으로 한샘의 최근 평균 주가가 반영되기에 최대금액을 끌어모으려면 지분가치가 높아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없으려면 최초 인출일 3영업일 전 직전 20영업일 1주당 평균 주가가 최소 12만3653원은 돼야합니다. 8일 기준 한샘 종가는 10만2500원이었습니다.

-만일 인수가가 낮춰지지 않거나 인수금융상 문제가 커진다면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나요?

-우선 무산된다고 예측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매수자나 매도자의 의지에 따라 딜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IMM PE가 인수에 있어 롯데와 SI(전략적 투자자)를 맺는 등 인수를 준비해 온 만큼 아직까지는 긍정적으로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악의 경우 자금확보나 인수가 협의가 진행하지 못할 수준으로 막힌다면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M&A 시장에선 실사 후 양측이 인수가를 두고 이견차가 커 중간에 취소된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IMM PE로선 한샘 주가 상승과 거래가격 인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IMM PE는 당초 정해진 할인율을 무조건 사수해야겠네요. 남양유업 인수처럼 SPA를 체결하고도 무산 위기에 처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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