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목소리 가세…"외국시민권 앞세워 명백한 탈세"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MBK)의 탈세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은 김병주 MBK 회장과 국내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국감 현장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MBK 국내 법인과 김병주 회장은 현재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각각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국세청의 조사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회장은 한국 법인을 통해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서 이뤄진 거래로 수익이 발생했으나 이에 대해 합당한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18년 MBK가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1조 원 가량의 양도차익을 냈고, 여기서 비롯된 성과보수가 김 회장에게 전달된 과정에서의 탈세를 조사하고 있다.
MBK는 2018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코웨이 등을 매각해 차익을 얻었다. 업계는 김 회장에게 돌아간 과세 대상 성과보수가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민권자인 김 회장이 국내에 납세 의무가 있느냐는 논란에 의해 조사가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김 회장이 국내에서 기업 경영권을 사고 팔았으며 인수와 매각 등 국내 딜 절차에 관여했으므로 국내에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MBK 측은 김 회장이 한미조세조약에 따라 미국에 납세 의무를 다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김 회장이 국내 법인 퇴사 후 법인으로부터 특별 성과급 168억 원을 받은 데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MBK 국내 법인이 지급한 성과급을 비용으로 공제한 데 대해 세금 55억 원을 추징했다. 김 회장의 퇴사 후 퇴직금이 아닌 상여금 성격으로 지급했기에 이를 법인의 비용처리로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 6월 조세심판원에 국세청으로부터 추징된 법인세 55억 원에 대해 불복하기 위한 심판을 청구했다.
현재 정치권으로부터 국세청을 향해 MBK에 대한 강력한 조사와 처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상황이기에 국감에서 거론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6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병주 회장이 국내에서 활동하며 막대한 배당차익과 매각차익을 챙기면서도 외국시민권자 거소 반환을 이유로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것은 명백한 탈세이자 조세포탈"이라며 "국세청은 조사 결과 탈세가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과세해야 하며 조세포탈 혐의 확인 후 국민정서에 맞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현재 조사 과정에 대해 엄정한 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한 상태다.
김대지 국세청장은 문 의원의 김 회장 역외 탈세 관련 세무조사 진행 상황 질문에 대해 "다양한 부분을 살펴보고 엄정하게 조사하고 있으며 국가 간에 공조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MBK 관계자는 심판 청구 등 진행상황에 대해 "현재 국세청이 밝힌 진행상황 외에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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