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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도 불확실…핵심은 속도" 대기업 정기 인사 빨라진다

  • 경제 | 2021-10-07 00:00
한화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더팩트 DB
한화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더팩트 DB

한화·신세계 등 조기 인사 단행…5대 그룹 인사 시기도 '관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예년보다 일찍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사업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조직을 미리 재정비해 내년도 사업 준비를 조기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 한화솔루션은 지난 5일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케미칼 부문 김재형 전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모두 39명을 승진시키며 발 빠르게 인사 진용을 갖춘 셈이다. 인사는 수소를 비롯한 미래 전략 사업 강화를 위해 기술 인력을 중용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젊은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인사는 예년보다 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겨 실시한 것이다. 신규 보직 임원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 내년 사업 계획의 원활한 수립과 차질 없는 집행을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8월 말 사장단 인사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발표했다. 향후 경영 환경에 더욱더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한화종합화학, 한화저축은행 등 다수 계열사 대표를 새로 임명하며 체제 변화를 시도했다.

재계에서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계열사 임원 인사에도 시동이 걸리면서 이달 중 한화 주요 계열사의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화솔루션을 시작으로 한화토탈,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등 3개사가 조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유통 업계 대기업 중에서는 이달 초 신세계그룹이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 내부 실력 있는 인재를 발탁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전진 배치하며 미래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예년보다 이른 10월 초에 인사를 앞당겨 시행함으로써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 분위기를 쇄신했다"며 "내년 전략 준비도 조기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통상 11월 말~12월 초 단행됐던 삼성의 임원 인사가 다소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용희 기자
통상 11월 말~12월 초 단행됐던 삼성의 임원 인사가 다소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용희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조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러한 속도전 현상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에서도 인사 관련 점검이 조기에 진행되고 있어 연말 인사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이를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는 사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공감하고 있다. 미래 준비에 최적화된 인물을 등용하고자 하는 마음도 마찬가지"라며 "인사 시기를 앞당겨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거나, 시기를 앞당기지 않더라도 내용적으로 추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기민하게 사업을 추진할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는 등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복귀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인사 시기가 빨라지고 교체 폭도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은 보통 11월 말~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뒤 후속 임원 인사를 단행해왔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 기간에는 인사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현대차·SK·LG의 인사 시기와 관련해서는 아직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다. 예년과 같이 진행된다면 11월 말부터 LG그룹, SK그룹, 현대차그룹 순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 그룹 모두 미래를 도모하는 데 방점을 두며 신사업 영역에서 과감한 인재 발탁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조직 안정화와 혁신을 동시에 잡기 위해 핵심 인사를 신사업 영역에 투입하는 순환 배치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통상 1월에 정기 인사를 단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그룹 2인자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의 내용이 담긴 '8월 깜짝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정기 임원 인사를 한 달 넘게 앞당겨 12월 초에 실시했다. 올해도 기존대로 돌아가지 않고 12월 초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디자인경영센터장으로 선임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는 만큼,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 인재 영입 기조는 연말 인사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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