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기업 선정에 고평가 논란…대량 구주매출도 '우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판매업체 케이카(K CAR)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일반 공모 청약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이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공모주 고평가와 관련해 시장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케이카 흥행 성공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카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공모주식수는 1683만288주, 공모예정금액은 5773억~7271억 원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 27~28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를 참고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케이카의 전신은 중고차 브랜드 'SK엔카'다. 지난 2018년 SK그룹이 SK엔카 직영사업부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한 뒤 주인이 바뀌었다. 케이카는 중고차 매입과 진단, 관리, 판매, 사후 책임까지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는 직영중고차(CPO)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케이카의 공모를 앞두고 산정 중인 공모가 등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공모 흥행 성적을 두고서도 엇갈린 예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공모주가 고평가 됐다는 우려에 흥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케이카는 공모가를 산정하며 비교기업에 미국 중고차 업체 카바나(CARVANA)를 넣었다. 지난 7월 27일부터 한달 동안의 종가 평균(40만6777원)을 통해 산정한 카바나의 시가총액은 원화기준 70조2030억 원이다. 케이카의 희망 공모가 상단기준(2조1980억 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매우 크다.
중고차시장 활성도와 소비자 규모 등이 월등한 미국의 시장과 국내 시장을 일률적으로 비교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카가 이번에 내건 희망공모가는 3만4300~4만3200원이다.
비슷한 중고차시장에서 렌터카 업계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렌탈이 상장 후 폭락한 뒤 공모가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공모가를 조정하지 않은 점은 투자자들로선 우려스러울 수 있다.
케이카 관계자는 "카바나의 중고차 매출액 규모, 인증중고차 보유 대수, 시장에서 지위 등을 고려해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케이카는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기업으로, 이번 공모를 통해 구주매출이 일어난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이번 케이카 공모에서는 최대주주인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 유한회사(이하 한앤코오토홀딩스)의 구주매출 방식이 포함돼 있다. 이번 공모의 총 공모주식수 1683만288주 중 신주모집주식수는 120만2164주며 구주매출주식수는 1562만8124주로, 이번 공모물량의 92.86% 수준은 구주매출로 대부분 이루어진다.
케이카는 공모를 통해 최대주주 보유지분의 32.5%(1562만8124주, 공모후 기준 지분율)를 구주매출할 예정이다. 공모를 통해 케이카로 유입되는 금액은 총 공모금액의 규모 대비 낮은 수준이며,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은 398억7200만 원(발행제비용 차감 후)에 그친다.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함에도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높은편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케이카 매출액은 1조3231억 원, 영업이익은 376억 원으로 직전 연도 대비 각각 11.6%, 29.1%가량 늘었다.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상장 후 케이카의 업계 내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전에는 중고차 사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제한돼 있었지만 현재 정부에서 중고차 사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결과에 따라 대기업의 시장 내 신규 진입이 허용될 경우 매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케이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완성차 제조업 및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당사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시장지위가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기된 공모가 산정 과정상 의구심과 향후 시장 환경에 대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케이카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김진우 KTB증권 연구원은 케이카에 대해 "자체 시세 서비스와 보증 서비스, 3일 책임 환불제 등을 출시하며 기존 중고차 시장 내 정보 비대칭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하며 "직영 인증 중고차 모델을 통해 이커머스 채널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카가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 중인 가운데 국내 온라인 중고차 시장이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 역시 케이카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 중고차 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은 2%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9%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케이카는 지난 27일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플랫폼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시장 내 목표를 밝힌 바 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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