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정의선·최태원 등 총수들과 어깨 나란히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코오롱그룹 오너 4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2018년 말 은퇴한 지 2년여 만에 장남인 이규호 부사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자리에 섰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규호 부사장은 8일 오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기업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에 참석해 수소산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원앤온리(One&Only)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의 총수 및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수소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규호 부사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그룹을 대표하고 핵심사업을 직접 챙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규호 부사장이 속해있는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의 심야전력을 활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전기 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수분제어장치와 막전극접합체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로 ESS(에너지저장 시스템)를 구성하는 등 그룹사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규호 부사장의 경영 승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탄소규제, 수소기술 등 산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총수의 빠른 결단이 중요해졌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2018년 말 이웅열 명예회장이 은퇴하면서 총수 부재 상황이다. 그룹은 계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영 협의체인 '원앤온리위원회'를 통해 총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이웅열 명예회장의 후계자는 이규호 부사장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오롱그룹은 고(故) 이원만 창업주부터 고 이동찬 전 회장, 이웅열 명예회장까지 장자 승계 원칙이 이어져왔다.
1984년생인 이규호 부사장은 10년째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 공장에 입사해 현장 경험을 시작으로 2014년 코오롱글로벌에서 건설현장을 관리했다. 2015년 말 상무로 승진했으며 1년 만에 전무, 다시 2년 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최근 코오롱그룹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2분기 매출은 1조404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5% 늘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1% 증가한 1059억 원을 기록했다.
이규호 부사장이 직접 이끄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에서 BMW 신차 판매가 증가했다. 또 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은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 2조4682억 원을 확보하면서 목표액(3조1100억 원)을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규호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과 그룹의 미래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면서도 경영승계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기 이르다"라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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