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내부통제 등 기준 충족 여부 점검 위한 심사 중…진행상황 알 수 없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신한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의 실명 입출금계좌 확인서 발급과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코빗과 맺은 가상자산 입금계좌 연계 계약은 오는 24일 만료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1월 코빗과 처음으로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6개월에 한 번씩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왔다. 이후 지난 7월 22일 한시적으로 재계약을 맺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는 실명계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이달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할 수 있다.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은행과 연계계좌 계약을 맺어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접수하지 못하는 가상화폐거래소는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현재까지 사업자 신고서를 제출한 거래소는 업비트 한 곳뿐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코빗의 재계약 연장 여부는 24일 이전에 최종적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현재 코빗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등 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서면심사와 현장실사가 이뤄졌으며, 서면심사와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협력 지속 가능성을 판단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
신한은행은 코빗과의 협력관계 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연계계좌를 운영하는 은행에 자금세탁 방지 등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부과한 만큼 코빗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리스크에 비해 수수료 수익 등이 크지 않은 점도 재계약을 불확실하게 한다.
실제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코빗 연계계좌를 통해 약 5억 원 안팎의 수수료를 거뒀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가 업비트에서 받은 수수료는 약 173억 원, NH농협은행이 빗썸과 코인원에서 받은 수수료가 약 62억 원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다만 신사업 등을 위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당장 얻을 수 있는 수수료 등 실익은 크지 않지만 가상자산 관련된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코빗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가상자산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가상자산 커스터디사업 진출을 위해 코빗과 블록체인 전문기업이 설립한 커스터디 전문기업 KDAC에 지분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코빗 실명계좌 발급에 대한)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일정 등 진행 상황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코빗 관계자 역시 "신한은행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지난 7월 22일 한시적으로 신한은행과 재계약을 맺었다. 실명계좌 확인서가 나오게 되면 그 후 재계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코빗뿐만 아니라 다른 거래소들도 현재까지는 실명계좌 확인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요건들은 대부분 준비된 상황으로 실명계좌 확인서가 신고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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