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셀렉션 확대, 머니백 서비스 강화 '관건'
[더팩트|이민주 기자]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해외직구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오늘(31일) 닻을 올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수천만 개 이상의 '아마존 미국' 판매 상품을 11번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마존은 글로벌 스토어 형태로 전 세계 12개국에 진출해있으며, 현지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부터 국내 소비자들은 11번가 홈페이지에서 동일하게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11번가 앱을 구동하면 가장 왼쪽에 홈 탭이 보이고, 그 옆으로 △아마존 홈 △베스트 △딜 탭이 새롭게 생겼다. 하단에 위치한 바에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을 마련했다.
11번가에서 상품을 검색, 구매할 때와 동일하게 상품명 등을 입력해 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특정 키워드로 검색한 뒤 '아마존딜' 또는 '우주패스' 상품을 선별해 살펴볼 수도 있다. 아마존에 등록된 리뷰와 영어 상품 설명도 한국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만큼 기대해도 좋다"며 "타 해외직구 서비스와 비교해 압도적인 스케일의 상품 수를 자랑한다. 상품 설명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등 소비자 쇼핑 편의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상품 중 한국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과 국내 반입에 문제가 없고 한국으로 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수요가 많은 해외 도서의 경우, 수천만 권 이상의 상품을 취급하며 자사 서비스만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마존 핫딜 상품과 인기 구매 상품 등도 살펴볼 수 있는 별도의 탭도 마련했다. 한국 직구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16만 개 이상 선별한 '특별 셀렉션' 코너도 신설했다.
판매가격은 아마존 미국 가격기반으로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노출한다. 아마존에서 진행되는 가격 할인 및 프로모션 등도 동일하게 제공되며, 11번가에서만 특별 할인가에 판매하는 '11번가 단독 딜'도 준비했다.
타 해외직구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SK텔레콤(SKT)과의 연계성을 꼽힌다.
11번가는 그간 해외직구의 걸림돌로 꼽히던 배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SK텔레콤 구독 서비스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이는 구독 상품 '우주패스(Universe Pass)'의 가입 프로모션으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구매 금액과 관계없이 상품 단 1개를 구매할 때도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매달 1만 원 상당의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해외상품을 구매하면서도 11번가에서 이용하던 결제수단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SK페이로 원클릭 결제를 이용할 수 있으며, 해외사용 카드가 아니더라도 국내 발급된 모든 신용카드와 SK페이 머니 등 충전형 결제수단을 이용해 구매할 수 있다. 단 실시간 계좌이체와 스마트폰 결제는 제외된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전담 고객센터도 운영해 해외직구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객 서비스(CS)를 강화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소비자원 '2020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국제거래 관련 소비자 상담은 2만6954건으로 전년(2만4194건)보다 11.4% 늘었다. 이중 해외 직접거래는 1만2897건(47.8%)이며 전년 대비 35.4% 급증했다.
불만 이유는 △취소·환급·교환 지연 및 거부가 1만3645건(50.6%)으로 가장 많았고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이 4004건(14.8%) △배송관련 불만이 3038건(11.3%)이었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에 대해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고객문의를 전담하는 센터를 마련해 사후 서비스를 강화한 점을 앞세웠다.
추후에는 11번가 커머스에 아마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결합하는 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호 사장은 "아마존과의 협업은 이제 시작이다. 콘텐츠 서비스, 클라우드 등에 대한 협업 논의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OTT와 관련해 검토 중, 이야기되고 있는 부분이 있지만 오픈 시기는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직구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11번가와 아마존 연대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접 구매액은 4조10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1% 늘었다. 상품군별로 음·식료품 해외 직접 구매액은 같은 기간 22.5% 증가한 1조1157억 원,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 11.8% 늘어난 1조5746억 원, 생활용품 및 자동차용품 34.6% 신장한 2484억 원이다.
관련 수요는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1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늘었다. 상품군별로 의류 및 패션 상품 구매액이 30.4%, 음·식료품 23.3%, 화장품 21.5% 증가했다.
11번가 수익성 개선과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취급 품목을 수천만 개로 한 번에 늘릴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다. 그간 아마존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직구로 구입하던 고객에게 이번 서비스가 반가울 것"이라며 "다만 해외직구 상품을 한국 플랫폼 및 인터페이스를 통해 구매하는 방식은 쿠팡 로켓직구, 네이버쇼핑 직구 등에서 상용화 중이다.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이들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빠른 배송 등 그 이상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ju@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