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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준 IMM PE 첫 블라인드 펀드, '기대 이하' 마침표 찍나

  • 경제 | 2021-08-25 00:00
송인준 대표이사가 이끄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첫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1호'가 아쉬운 성적으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IMM PE 홈페이지 갈무리
송인준 대표이사가 이끄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첫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1호'가 아쉬운 성적으로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IMM PE 홈페이지 갈무리

10개 중 9개 엑시트…두산캐피탈 소송전은 현재진행형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첫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조성하는 펀드) '로즈골드1호'가 초라한 성적으로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최근 로즈골드1호는 투자수익률(IRR) 5%대라는 기대 이하 성적표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통상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15~20%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곤 한다.

25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IMM PE는 주요 투자사(LP)들에 로즈골드1호의 투자 수익률이 5.32%를 기록하고 일부 추가 소송에 따라 추가 분배금이 있을 수 있다고 통지했다. 투자사 10개 중 9개에 대한 엑시트(자금회수)를 완료한 데 따른 것이다. IRR 8%를 넘기지 못하면서 별도의 보너스도 받지 못하게 됐다. IRR 8% 이상일 경우 투자 차익의 20%가 운용사의 성과보수로 돌아간다.

로즈골드1호는 지난 2008년 8월 약 3125억 원 규모로 결성된 펀드다. 당시 △국민연금(1000억 원) △우정사업본부(500억 원) △군인공제회(500억 원) 등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로즈골드1호는 △삼화왕관 △SRS코리아(버거킹/KFC) △한국항공우주(KAI) △두산DS △하이마트 △노벨리스코리아 △셀트리온제약 △캐프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두산캐피탈 등에 투자했다.

IMM PE가 로즈골드1호를 활용한 투자건 중 △삼화왕관(36.6%) △노벨리스코리아(34.9%) △KAI(33.4%) △하이마트(31.3%) 등 IRR(내부수익률)이 30%를 웃도는 것도 다수다. 하지만 DICC가 IMM PE의 발목을 마지막까지 붙잡았다. 본래 로즈골드1호는 지난 2015년 만기가 도래했지만 DICC를 비롯해 엑시트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출자자들의 동의를 받고 만기를 연장한 바 있다.

올해 1월 대법원은 DICC에 투자한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 소송에서 FI의 손을 들어줬던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파기환송으로 결론을 내며 사실상 두산그룹 측의 손을 들어줬다. /더팩트 DB
올해 1월 대법원은 DICC에 투자한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 소송에서 FI의 손을 들어줬던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파기환송으로 결론을 내며 사실상 두산그룹 측의 손을 들어줬다. /더팩트 DB

IMM PE는 지난 2011년 3월 미래에셋맵스PE 및 하나대투증권PEF 등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DICC 지분 20%를 38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두산그룹 측은 '3년 내 중국 증시에 DICC를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자가 두산 지분 80%도 함께 팔 수 있다는 '동반매도청구권'도 함께 걸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IMM PE를 비롯한 FI는 지난 2015년 11월 투자원금과 이자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법원은 2017년 1월 해당 소송에서 두산그룹 측의 손을 들어줬다. FI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시작된 2심 변론에서는 승기를 쥐었다. 하지만 올해 1월 대법원 3부는 DICC에 투자한 매매대금 등 지급 청구 소송에서 FI의 손을 들어줬던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사실상 두산 측에 선 셈이다.

소송이 장기화할수록 출혈만 있을 것으로 판단한 양측은 결국 지분 20%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다. 이달 18일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분 20%를 다시 인수하고 원고가 소송을 취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장기전은 마무리됐다. FI 컨소시엄은 지분을 3050억 원에 매각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분 매매계약은 오는 10월 29일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로즈골드1호에는 두산캐피탈만 남게 됐다. IMM PE는 미래에셋맵스PE, 하나대투증권PEF 등과 지난 2011년 4월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캐피탈에도 총 5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두산캐피탈 관련 소송은 일단락된 DICC와 달리 현재진행형이다. 해당 소송은 두산그룹이 두산캐피탈 중국법인인 두산중국융자조임유한공사(DCFL)를 DICC에 헐값에 매각한 게 발단이 됐다.

앞서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두산그룹 측의 귀책 사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대법원이 FI 컨소시엄의 동의없이 두산캐피탈이 DCFL의 지분을 매각한 것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결내리면서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에 열린다.

IMM PE 관계자는 "장기간 소송 과정에서 당사 모든 역량을 집중해 투자 원금 이상을 회수하고자 노력했으나 소송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새롭게 주인을 찾은 두산인프라코어 발전에 있어서도 악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두산캐피탈 관련 소송은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로즈골드1호의 최종 IRR에는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송인준 대표이사가 이끄는 IMM PE는 지난 2006년 9월 설립됐다. 회계사 중심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가 전신이다. IMM PE는 지난해 말 기준 △영업수익(매출액) 491억 원 △영업이익 31억 원 △당기순이익 5억 원 수준의 실적을 냈다. IMM PE는 △한샘 △하나투어 △우리금융 △교보생명 △에이블씨엔씨 △케이뱅크 △쏘카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할리스 △대한전선 △태광포장(태림페이퍼 포함) △티브로드 등의 엑시트로 출중한 투자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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