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더 나은 미래, 함께 고민하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대중과의 접점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의 행보다.
SK그룹은 글로벌 석학, 각계 전문가 등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SK의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 실천'을 주제로 강연 및 토론을 펼치는 지식 경영 플랫폼 '이천포럼 2021'을 23일부터 나흘 동안 온라인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올해 이천포럼은 △ESG △환경 △소셜 △제도와 공정 △일과 행복 △거버넌스 △파이낸셜 스토리 △테크놀러지 등 주제별 강연 및 기조 발제, 패널 토론 등으로 꾸며진다.
개막일인 이날은 '제도와 공정' 세션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등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강연을 통해 공정성 담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힌다. 'ESG' 세션에서는 지속가능 경영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레베카 헨더슨 하버드대 교수가 자본주의 대전환 시대에 ESG 경영이 갖는 의미 등에 대해 강연한다.
이천포럼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이 서든 데스(급사)하지 않으려면 기술 혁신과 사회·경제적 요구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통찰력을 키우는 토론장이 필요하다"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7년 시작돼 현재 SK그룹 내 최대 행사로 자리 잡았다. 기존에는 SK만의 내부 행사로 운영됐지만, 올해부터는 외부와 소통하며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열린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 수렴 과정을 중요시하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SK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대학생, 협력업체 경영진, 사회적기업 경영진, 사내 역량 강화 플랫폼인 써니 초빙교수 등 외부인 500여 명을 이천포럼에 초청해 주요 세션 토론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 생태계를 위한 SK의 책임과 실천에 대해 구성원과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토론하는 포럼이 되면 좋겠다"며 "나아가 단순히 논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실천 방법까지 찾아보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내부 행사의 개방성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직접 외부 활동을 늘리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가 담긴 행보다. '대한민국 아이디어리그'로 이름이 지어진 이 예능 프로그램은 대한상의 '국가 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의 방송 버전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달부터 민간 주도로 경제 혁신·사회 발전 아이디어를 발굴하자는 취지의 '국가 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최태원 회장 제안으로 시작한 바 있다.
해당 방송에서 최태원 회장은 '국가 발전 프로젝트' 기업 부문 오디션의 '멘토' 역할을 하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이승건 토스 대표,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파트너, 이나리 헤이조이스 대표 등이다. '대한민국 아이디어리그'에는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연구소 등 다양한 기업·기관 총 24개 팀이 진출해 경쟁을 벌였고, 최태원 회장은 10시간 가까이 진행된 녹화에서 이들의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경청,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한 심사평을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전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모전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겠다. 어떤 프로젝트가 더 좋은지 국민 여러분들도 같이 생각하고 심사해주시면 좋겠다"며 "아이디어가 현실화해서 국가 발전,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아이디어리그'는 오는 29일 오전 10시 50분부터 약 90분 동안 SBS를 비롯한 지역 민방을 통해 방송된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고, 댓글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재계는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는 등 사회·경제적 역할이 커진 최태원 회장이 친숙한 이미지를 쌓고, 자연스럽게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이해하려는 시도 차원에서 SNS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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