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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세 누나의 화려한 혼맥…우호 세력 될까?

  • 경제 | 2021-08-05 00:00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철완(사진) 전 상무는 금호석화 주식 45만7200주를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등 세 누나에게 총 45만7200주를 증여했다. /더팩트 DB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철완(사진) 전 상무는 금호석화 주식 45만7200주를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등 세 누나에게 총 45만7200주를 증여했다. /더팩트 DB

박철완 경영권 확보 실패, 세 누나 지분 요구 가능성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작은아버지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누나들에게 지분 증여를 통해 우군 확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박철완 전 상무가 부친에게 상속받은 지분을 누나들과 나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철완 전 상무는 금호석화 주식 45만7200주를 박은형, 박은경, 박은혜 등 세 누나에게 총 45만7200주를 증여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930억 원이며 각각 310억 원씩이다.

일각에서는 박철완 전 상무의 이러한 행보를 세력 확대로 해석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혼맥은 재벌가 중에서도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박철완 전 상무의 부친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남 3녀를 두었으며 자식들은 모두 재벌들과 결혼했다.

장녀 박은형 씨는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과 결혼했으며, 차녀 박은경 씨는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손자인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와 혼인했다. 3녀 박은혜 씨의 남편은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다. 박철완 전 상무의 처가는 GS그룹 방계회사인 코스모그룹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 2014년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 허지연 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박철완 전 상무가 누나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본가의 인맥을 동원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 초 경영권 분쟁 당시 박철완 전 상무의 장인인 허경수 회장은 금호석화 지분 0.05%를 약 30억 원에 사들이고 박 전 상무의 우군으로 나서기도 했다. 또 박철완 전 상무의 모친도 회사 지분을 소폭 매입하고 박 전 상무의 특별관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철완 전 상무는 이번 증여로 인해 금호석화 지분율이 종전 9.13%에서 7.76%로 1.37% 줄었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박찬구 회장은 6.09%, 박 회장 장남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은 6.52%의 지분을 들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의 지분은 줄어들었지만 세 누나를 특수관계인으로 편입시키게 됐다.

박철완 전 상무는 1997년부터 금호석화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으며 2002년 부친에게 보통주 106만2512주, 우선주 8만3251주를 상속받았다. 당시 박정구 회장은 딸들에게 주식을 남겨주지 않았다.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초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고 회사에서 나오면서 누나들이 자신의 몫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철완 전 상무의 이번 지분 증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박철완 전 상무의 이번 지분 증여에 대해
금호석화는 박철완 전 상무의 이번 지분 증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박철완 전 상무의 이러한 행보와는 별개로 금호석화는 경영권 분쟁이 재발하지 않게 대비해 왔다.

앞서 박철완 전 상무는 박찬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이사회 중심 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찬구 회장은 조카의 난이 끝난 직후 등기이사 및 대표직을 자진 사임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거버넌스 전환과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금호석화는 전문경영인인 백종훈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또 금호석화는 박철완 전 상무가 지적했던 금호리조트 인수에 따른 재무건전성 문제도 풀어나가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지난 5월 리조트와 골프장 시설에 대해 대대적인 리뉴얼에 들어갔다. 리조트부문은 올해 말까지 직영 콘도 4곳에 걸쳐 총 460여 객실 및 외관의 리뉴얼 작업을 실시한다. 아시아나CC 등 금호리조트의 골프사업부문 역시 전면적인 투자를 통해 개선작업을 진행했다.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의 불안요소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호석화가 주총 이후 박철완 전 상무와의 임원 계약을 해지한 것도 분쟁 재발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지배구조 선진화, 재무건전성 개선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명분 없는 분쟁이 또 일어난다면 주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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