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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터뷰] '한정판 9시즌 연속 완판'…37살 '오예스' 롱런 비결은

  • 경제 | 2021-07-05 00:00
9년째 오예스를 전담하고 있는 유재선 해태제과 마케팅부 비스켓BM 파트장(사진)은 오예스의 인기 비결로 우수한 제품 퀄리티와 한정판 마케팅을 꼽았다. /이동률 기자
9년째 오예스를 전담하고 있는 유재선 해태제과 마케팅부 비스켓BM 파트장(사진)은 오예스의 인기 비결로 우수한 제품 퀄리티와 한정판 마케팅을 꼽았다. /이동률 기자

급변하는 소비트렌드 속에 유통업계에서는 연일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도 기술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빚어낸 '히트 상품'과 색다른 마케팅이 꾸준히 등장, 소비자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더팩트>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유재선 파트장 "10년 안에 시장 1위 올라서는 게 목표"

[더팩트|문수연 기자] 해태제과의 '오예스'는 출시된 지 37년이 지났지만 한정판이 9연속 완판되는 등 여전히 소비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출시 36년 만에 처음으로 롯데제과의 '몽쉘'을 꺾고 초코파이류 시장 2위로 올라서며 장수 제품의 저력을 뽐냈다.

오예스는 어떻게 정체된 초코파이류 시장에서 수십여 년의 세월 동안 성장세를 이어갈수 있었을까. 올해로 9년째 오예스를 전담하고 있는 유재선 해태제과 마케팅부 비스켓BM 파트장은 우수한 제품 퀄리티와 한정판 마케팅을 비결로 꼽았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에 해태제과 본사에서 유 파트장을 만나 오예스의 '성장기'를 들어봤다.

유 파트장은 오예스의 제품 설계부터 생산, 판매 등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파트인 만큼 부서 내에서 브랜드 로테이션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9년이라는 세월동안 오예스는 유 파트장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한때 그가 브랜드 로테이션으로 다른 제품을 담당하게 되자 오예스 매출은 내리막곡선을 그렸다. 당시 생산공장에서는 "작업자들을 집에 보내야 할 정도로 생산라인이 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유 파트장은 "제가 잘해서라기보다 시장 환경상 피크를 찍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시기가 그랬던 것 뿐"이라며 손사레를 쳤지만, 그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자 오예스 매출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유재선 파트장은 오예스의 인기 비결로 제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꼽았다. /이동률 기자
유재선 파트장은 오예스의 인기 비결로 제품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꼽았다. /이동률 기자

겸손한 태도를 보인 그였지만, 오예스의 인기 비결을 묻자 자신감이 담긴 답변이 돌아왔다. 유 파트장은 "오예스는 진짜 케이크처럼 촉촉하고 부드러운 게 강점이자 차별점인데 이를 위해 수분 함량을 높였다"라며 "이 수분은 생수로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생수는 미생물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상수도를 사용한다. 하지만 저희는 공장에 물 관리 전담 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로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으며, 먹는 샘물로 반죽을 해 안전성과 퀄리티를 높였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꾸준한 시즌 한정과 익스텐션 제품 출시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의 원동력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파트장은 "제품 개발은 통상적으로 10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리는데 요즘은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변한다. 그래서 저희는 지속적인 SNS 모니터 등을 통한 트렌드 캐치, 시장조사, 제품화를 6개월로 단축했는데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한 '오예스 쿠키앤크림'은 40일 만에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26억 원을 기록했다. 익스텐션 제품의 경우 매출이 대부분 전체 매출의 5%에 머무는데 쿠키앤크림은 10~20%가량을 차지할 정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19년 선보인 '오예스 미니'도 출시 2달 만에 1000만 개를 판매해 23억 원의 매출을 올린 뒤 현재까지 꾸준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시즌 한정 제품도 인기다. 한정판 제품이 9연속 완판된 데 이어 지난달 출시한 '오예스 민트초코'까지 3개월 치 물량 중 70%가 한 달 만에 판매되면서 '10연속 완판'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태제과가 지난달 출시한 '오예스 민트초코'는 3개월 치 물량 중 70%가 한 달 만에 판매됐다. /이동률 기자
해태제과가 지난달 출시한 '오예스 민트초코'는 3개월 치 물량 중 70%가 한 달 만에 판매됐다. /이동률 기자

내놓는 제품마다 완판 행렬을 이어갔지만, 출시 과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민트초코의 경우 출시 직전까지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 파트장은 "민트초코는 호불호가 너무 강한 맛이라 내부에서 우려가 컸다. 한정판이라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준비한 게 안 팔릴까 봐 걱정했다. 영업팀에서도 '호불호가 강한데 괜찮겠냐'고 걱정했고 '진짜 할 거냐'고 확인하는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유 파트장을 신뢰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개발 기간이 무려 1년이나 걸렸던 '오예스 그릭요거트'를 히트시킨 이력이 한 몫을 했다.

유 파트장은 "제가 오예스를 담당한 지 얼마 안 됐던 8~9년 전에 그릭요거트가 붐이었는데 '무조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개발팀에 보냈다"라며 "그런데 개발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그릭요거트 분말도 그리스에서 수급받아야 했고, 크림 물성을 구현하기도 힘들어서 개발팀, 생산공장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그릭요거트 제품을 기존 제품과 똑같이 출시하고 싶지 않아서 데코레이션도 흰색으로 바꾸자고 해서 생산 설비도 새로 들여야 했다"라며 "당시 노력만큼의 성과가 안 나올까 봐 부담이 컸는데 다행히도 투자 비용을 모두 회수해서 어깨 펴고 회사 다니고 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유재선 파트장은 새로운 아이템 발굴을 위해 SNS 서치, 시장조사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유재선 파트장은 새로운 아이템 발굴을 위해 SNS 서치, 시장조사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연이은 히트로 내부 분위기에도 변화가 생겼다. 유 파트장은 "제가 의견을 밀어붙여서 잘 되면 서로 좋지만 안 되면 다 같이 죽는 거다"라며 "그런데 성과가 잘 나오다 보니 새로운 의견을 냈을 때 '당연히 도와드려야죠'라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을 위한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유 파트장은 "20~30대가 어떤 맛과 디저트를 좋아하는지 SNS 서치를 많이 하는 편이고, 퇴근 후에는 늘 백화점 식품 코너에 들려 트렌드를 확인한다.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에서 유명한 디저트 가게들이 백화점에 팝업 스토어로 많이 들어오는데 하나씩 사 먹어 보고, 고객 의견도 매칭시켜가며 아이디어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의 목소리였다. 유 파트장은 "아무래도 아이디어 발굴에 한계가 있어서 1년에 한 번씩 '오예스 신제품 공모전'을 열고 고객들 의견을 듣고 있다. 올해 공모전에도 1만 명이 넘는 고객분들이 의견을 주셨는데 그중 10%가 민트초코를 꼽아주셨고, 저희 자체 조사와도 매칭되는 맛이라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재선 파트장은
유재선 파트장은 "시장 1위 오리온 '초코파이'를 따라잡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동률 기자

맛뿐만 아니라 패키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 파트장은 "오예스가 장수제품이다 보니 예전 자체 조사 결과 '이미지가 올드하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그걸 깨고 싶었다"라며 "그래서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꿨고 민트초코의 경우 주 타겟층인 20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를 개발해 패키지에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디자인을 바꾼 결과 매출도 상승하고 SNS 언급량도 많아졌다. 유 파트장은 "오예스 주 고객은 30대로 10대 소비층 비중이 가장 적다"라며 "10대 소비자들로 하여금 '초코케이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오예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게 목표다. 앞으로도 MZ세대 타겟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며 프로모션을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유 파트장의 장기적인 목표는 시장 1위 오리온 '초코파이'를 따라잡는 것이다. 유 파트장은 "초코파이는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저 위에 있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10년 안에는 따라잡을 수 있지 않겠느냐"라며 "고객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신선한 아이템을 빠르게 찾아 앞으로도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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