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주문에 SK CEO들 '넷제로' 조기 추진 공동 결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딥체인지(근본적 혁신)의 모든 방법론을 유기적으로 담아낸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해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전날(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 참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그룹은 그동안 수소, 배터리, RE100 등 환경 분야를 선도해왔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회적 가치, 더블보텀라인(DBL), 공유인프라, ESG 등 여러 딥체인지 방법론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며 "이제는 이러한 방법론들을 한 그릇에 담아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실천해나간다면 결국 신뢰를 얻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싱크로나이즈(동기화)'를 키워드로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제시했다. 각 회사의 미래 비전, 이사회 운영, 구성원 평가 등 모든 요소가 파이낸셜 스토리 내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이해관계자별로 맞춤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회사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산업별 메가 트렌드 변화 및 글로벌 환경 변화 등 감내하기 어려운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 만큼 CEO들이 구성원, 투자자, 이사회, 사회 구성원 등 내외부 모든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믿음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의 주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며 그룹 전체 차원에서 '넷제로' 조기 추진을 주문했다.
최태원 회장은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SK CEO들은 이날 글로벌 화두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자는 '넷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했다.
이번 '넷제로' 공동 결의는 SK그룹사들이 2050년 이전까지 CO2 등 7대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SK머티리얼즈가 '넷제로' 달성 목표를 2030년으로 잡은 것을 필두로, 각사가 조기달성 목표를 수립했으며 최소 10년 단위로 중간목표를 설정해 그 결과를 매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2020년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약 35%, 2040년까지 약 85%를 감축, 기후 대응 리더십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SK가 탄소 감축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를 2030년까지 65%, 2040년까지 93% 줄여나가겠다는 것으로 '넷제로' 달성을 위한 SK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날 확대경영회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외부 투자전문가, 경영 컨설턴트, 경제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 SK가 추진하는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SK CEO들과 파이낸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대식 의장은 모두 발언에서 "그동안 SK는 딥체인지를 위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해왔으나 아직 실질적 변화와 성과는 부족해 보인다"며 "올해가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의 원년인 만큼 각사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이러한 관점에서 제대로 수립됐는지 재차 점검해 '과감하고', '빠르고', '냉철하게' 실행하자"고 주문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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