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사기 분양' 호소…현대산업개발 연이은 '악재'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수원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이 '사기 분양'을 호소하며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2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소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사측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수원 아이파크시티 사기 분양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소송위원회 대표는 "고객 신뢰를 우선시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개발 약속을 12년 동안 이행하지 않아 권선지구가(수원 아이파크시티)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며 "현재 미개발부지에는 쓰레기 더미가 쌓였고 불법 주차 차량이 들어섰다. 정몽규 회장은 수원 아이파크시티 사기 분양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1만 명이 넘는 입주민들이 권선지구 원안개발을 촉구하는 서명부를 수원시에 제출했으나,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은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 측은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에게 협조와 양해를 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재판부는 현대산업개발이 분양 과정에서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입주민들을 기만하고 손해를 입힌 모든 혐의를 인용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이 소송까지 나선 이유는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약속했던 원안개발 계획을 이행하지 않아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9년 수원 아이파크시티 분양 당시 상업·편의시설, 쇼핑몰, 병원 등을 미개발부지에 지을 계획이라고 홍보했으나 도중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원안개발을 중단했다.
작년 4월 현대산업개발은 미개발부지에 상업·편의시설이 아닌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을 짓는 것으로 개발계획을 변경해 수원시에 제출했다. 지난 18일 수원시는 여러 심의를 거쳐 현대산업개발의 개발계획 변경안을 받아들였다. 다만 수원시는 현대산업개발이 해당 부지에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을 짓는 대신 연·면적의 20~30%는 기존 계획대로 상업·편의시설 등을 짓도록 했다.
수원시의 권고로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개발에 대한 제한이 생기긴 했으나 여전히 입주민들은 권선지구 일대가 과밀화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40대 여성 입주민은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을 짓게 되면 그만큼 세대수가 늘어 도시가 과밀화된다. 그렇지 않아도 교통 여건이 열악하고 학교가 부족한 상황인데 아이들이 학교를 어떻게 다닐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40대 남성 입주민은 "현대산업개발이 사업계획을 변경해 단지 입주민들의 편을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대기업이 공익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는데, 수익성만 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원 아이파크시티 소송위원회는 이날 시위를 마치고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방문해 성명서를 전달했다. 오후에는 수원지방법원으로 이동해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등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 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입주민들의 불만과 관련,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미 용도변경 고시문이 발표됐고, 법적인 문제나 절차적인 문제도 없는 상황"이라며 "추후 아파트 입주민들 최대한 협의해서 부지 개발을 원활히 촉진하고 양호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분양, 2011년 10월 입주를 시작한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 2동 일대에 자리한다. 단지는 미니 신도시급의 대규모로, 수원 최초의 민간주도형 도시개발사업으로 지어졌다. 1~9단지로 이뤄지며, 지하 3층~지상 15층, 109개 동 규모다. 총 세대수는 6668세대에 이른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참사, 입주민 소송 등 연이은 악재로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0일 광주 참사에 대해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회사는 사고 피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h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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