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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보험 돈 된다" 속속 출시하는 보험사…보장은 '글쎄'

  • 경제 | 2021-06-22 00:00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백신 부작용 보험을 건강보험 특약 또는 주계약 단독 상품으로 출시한다. /이선화 기자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백신 부작용 보험을 건강보험 특약 또는 주계약 단독 상품으로 출시한다. /이선화 기자

아나필락시스 진단만 보험금 지급  

[더팩트│황원영 기자] 보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험을 이달 말부터 줄줄이 출시한다. 백신 부작용을 보장한다는 목적인데 사실상 아나필락시스 진단 시에만 보험금을 주는 상품으로 가입 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백신 부작용 보험을 건강보험 특약 또는 주계약 단독 상품으로 출시한다.

이들 상품이 속칭 백신 보험 또는 백신 부작용 보험으로 불리지만 공식적으로는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보험(주계약) 또는 특약이다.

아나필락시스란 음식물, 독소, 백신 등 특정 외부 항원에 반응해 일어나는 급성 전신성 알레르기 질환을 가리킨다. 피보험자가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았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며 이를 제외한 다른 부작용은 보장하지 않는다.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등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또는 백신 접종 후 흔하게 발생하는 발열·두통·오한 등으로 병원을 찾았을 경우에는 보험이 무용지물인 셈이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백신 부작용 보험은 삼성화재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과 라이나생명의 미니보험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 등 2개다. 삼성화재 상품의 경우 응급실에서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200만 원을 준다. 라이나생명은 진단 확정시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만 원을 지급한다.

앞서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으로 3개월 독점판권(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배타적 사용권을 주장할 수 있는 이달 말까지는 다른 보험사가 유사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다만, 라이나생명은 삼성화재와 동시에 상품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후발주자들도 판매 준비에 나섰다.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삼성화재처럼 건강보험 특약으로,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미니보험 형태의 단독 상품으로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 플랫폼은 이벤트 방식으로 백신 보험 시장에 편승했다. 뱅크샐러드는 20∼70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에게 라이나생명 상품 보험료를 대신 부담하는 이벤트를 벌인다. 토스는 지난달 DB손해보험 제휴해 무료 코로나 백신 보험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서 백신 보장이라는 새로운 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백신 접종이 일반인으로 확대된 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1501만4819명을 기록했다. 누적 접종 완료자는 404만7846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주민등록인구(5134만9116명) 대비 7.9% 수준이다. 향후 전 국민의 92%가 접종을 추가로 진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보험 수요는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백신 보험임에도 아나필락시스 부작용만 보장한다는 점, 진단금 200만 원 수준이 보장의 전부라는 점 등은 소비자가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출시될 백신 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정확한 보장 내용을 이해하고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속칭 '백신 보험'이라 불리는 보험 상품은 백신 부작용 중 아나필락시스만, 그것도 진단비 몇백만 원을 지급하는 형태"라며 "소비자는 앞으로 쏟아질 '백신 보험'의 정확한 보장 내용을 이해하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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