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현대산업개발·정부 상대로 고발장 제출
[더팩트ㅣ용산역=최승현 인턴기자]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시공을 맡았던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지난 광주 참사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불법 및 은폐행각을 지적하면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 권순호 대표이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16일 서울 용산역에 있는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대표에 대한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하는 재개발 구역에서 참사가 났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불법 다단계 하청 구조가 만연해 있고, 하청·재하청·재재하청으로 이익을 챙기는 대기업 행태로 인해 수많은 사람, 노동자, 시민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를 우리는 수도 없이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최 대표는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대표가 지난 광주 참사에서 불법을 저지른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이 불법 다단계 하청 구조로 잇속을 챙겨왔으면서도 이번 참사 현장의 불법 하도급을 부정하고 있다"며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대표의 거짓말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한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면서 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9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무너진 철거건물의 시공사다.
문제는 철거 과정에서 재하도급 형태로 불법 공사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재하도급은 이미 공사를 담당한 업체가 다른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행위로, 건설산업기본법상 위반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문공사업체 한솔건설에 현장 공사를 맡겼으나, 한솔건설은 백솔건설에 다시 공사를 위탁하면서 재하도급 형태로 공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이 재하도급 사실을 부정하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권순호 대표는 지난 10일 정몽규 회장과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재하도급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 중 철거공사의 재하도급이 진행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장 곳곳에서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원청업체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 수위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시위를 마치고 경찰청을 방문해 고발장을 접수했다. 고발 대상은 정몽규 회장과 권순호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이 포함됐다.
현재 경찰은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서울 현대산업개발 본사에 수사관 십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sh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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