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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파업에 이커머스 희비…쿠팡 '웃고' 이베이 '울상'

  • 경제 | 2021-06-14 12:00
택배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서 자체 물류를 활용하는 이커머스 업체와 택배사를 이용하는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 DB
택배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서 자체 물류를 활용하는 이커머스 업체와 택배사를 이용하는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팩트 DB

오픈마켓 '배송지연'에 고객 불만 폭주…쿠팡 등 자체 배송인력 빛 발했다

[더팩트|이민주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이커머스 업계 희비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자체 배송 시스템을 갖춘 쿠팡이 물류 차질 없이 배송을 이어가는 가운데 계약 택배사를 이용하는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 등은 일부 품목과 지역 배송 지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내일(15일) 조합원 5500명이 참여하는 '서울 상경투쟁'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는 투쟁 당일 열리는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 이전에 투쟁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에는 경기, 대구, 부산, 울산, 광주, 강원, 충청에서 '서울 상경선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택배노조는 지난 9일 쟁의권이 있는 사업장에서 전면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쟁의권이 없는 사업장에서는 분류작업을 중단하고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춰 '오전 9시 출근, 11시 배송출발' 투쟁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8일 열렸던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회의가 파행에 이른 데 따른 결과다.

이들은 사측에 택배 분류작업을 책임지고 과로사 방지 대책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이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의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9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날에는 경기,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 '서울 상경선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연다. 사진은 8일 서울동남권물류단지 내부 모습. /최의종 기자
택배노조는 지난 9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날에는 경기, 대구, 부산, 울산 등에서 '서울 상경선포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연다. 사진은 8일 서울동남권물류단지 내부 모습. /최의종 기자

택배노조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이커머스 업계 역시 불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오픈마켓 업체에서 판매하는 일부 상품의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에 열려있는 온라인 중개몰(장터)을 말한다. 업체는 플랫폼을 빌려주는 대신 판매자에 수수료를 받고 상품 판매 등은 자율에 맞긴다. 오픈마켓 판매자는 통상 CJ대한통운, 한진 등 개별 택배사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10일 공지를 통해 배송 지연 가능성을 안내했다. 일부 판매자들은 상품 설명 최상단에 '배송지연 안내문'을 게재했다. 이를 통해 "택배사 파업으로 일부 지역에 배송기간이 기존 수령일보다 3~5일 지연될 수 있다"며 "고객님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내에도 불만을 호소하는 고객들의 문의는 빗발치고 있다. G마켓의 한 아동복 상품의 상품문의 페이지에는 '5일이 지나도록 상품을 받지 못했다'(Cha****)는 고객 항의 글이 올라왔다. 판매자는 "한진택배 파업으로 인해 배송한 상품이 반송됐다. 이날 롯데택배로 다시 배송해주겠다"며 "롯데택 역시 반송될 우려가 있다"고 안내했다. 이와 유사한 문의가 최근 3일간 다수 게재됐다.

오픈마켓 11번가 상황도 비슷하다. 11번가 셀러(판매자) 역시 '택배 파업으로 인한 배송지연 안내'를 공지하고 "택배사 파업으로 일부 지역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반품 또는 교환을 위한 회수 업무도 지연되고 있어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11번가 상품문의 페이지에도 '택배 파업으로 인한 배송 지연'을 문의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쿠팡과 SSG닷컴 등 자체 물류를 이용하는 업체는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들은 자체 배송에 전문 인력을 고용·활용하고 있어, 택배노조 파업 여파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쿠팡친구 1만여 명을 직고용해 자체 배송 '로켓배송'을 서비스한다. 쿠팡에는 분류 전담 인력 헬퍼 4400명이 있다. /이선화 기자
쿠팡은 쿠팡친구 1만여 명을 직고용해 자체 배송 '로켓배송'을 서비스한다. 쿠팡에는 분류 전담 인력 헬퍼 4400명이 있다. /이선화 기자

쿠팡은 자체 배송인력 '쿠팡친구'를 직고용하고 있다. 쿠팡은 배송직원을 직접 채용해 직업적 안정성을 부여하고, 차량과 차량 유지비(유류비, 보험료 등), 통신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4대 보험, 임직원 민영 단체보험과 종합건강검진 혜택도 받는다. 분류 전담 인력인 헬퍼(4400명)가 별도로 있어 택배기사의 '공짜 노동'으로 최근 논란이 된 분류 작업도 하지 않는다. 쿠팡 배송직원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1만 명 이상이다.

SSG닷컴 새벽배송과 쓱배송을 담당하는 인력은 전문 배송원으로 운송사와 계약된 개인사업자다. 또 SSG닷컴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에는 상품 분류 자동화 설비 'GDP(Goods To Person)'가 갖춰져 있어 배송기사의 부가 업무가 적은 편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새벽배송과 쓱배송에는 전혀 차질이 없다. 자사 배송원분들은 택배노조에 속해있지 않다"며 "다만 위탁 판매 하는 상품도 일부 있다보니, 이 부분은 지역별, 택배사별로 사정이 다를 수는 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에서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배송원들은 지난해 '택배 없는 날(택배 쉬는 날)'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이들은 평상시에도 휴가 사용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느덧 택배가 생활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이번에는 파업에 참여한 기사들의 규모가 10% 수준으로 크지 않아 '택배 대란'으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며 "그럼에도 이미 소비자들은 배송 지연 등 문제를 겪고 있다. 15일 최종회의에 따라 파업 강도가 조절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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