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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전산 투자 여전히 짜다…일부증권사는 감소

  • 경제 | 2021-06-11 00:00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5건이었던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지난해 28건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MTS 화면 캡처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5건이었던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지난해 28건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MTS 화면 캡처

키움, 1분기 기준 투입비용 가장 많이 늘어…전년比 38%↑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이용하다가 불편을 겪은 투자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 건수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는 전산비용 투자에 아직까지 미온적인 상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5건이었던 증권사 전산 장애 발생 건수는 지난해 28건으로 증가했다. 1년 사이 86.6% 증가다. 올 들어 1~3월까지 8건이 발생해 증권사 전산장애는 또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시장 진입 증가 등 투자 열풍이 불며 HTS와 MTS의 사용량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4000만 개다. 지난해 3월 3000만 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 넘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하이브(구 빅히트)를 비롯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도달)을 노리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접속건수가 늘자 전산 장애 건수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산 장애 관련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전산 장애 민원은 올해 1분기에만 254건이 접수됐다. 지난해(193건)와 2019년(241건)건수 대비 웃돈 수치다.

증권사마다 연초부터 '디지털 혁신'을 지표로 내걸었지만 정작 전산 관련 투자는 아직까지 인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전산운용비는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8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산운용비는 전산시스템의 사후 관리 및 전산 운영 인건비·회선비·수선비·고객정보보호 관련 제반 비용을 나타낸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145억 원 △NH투자증권 78억 원 △한국투자증권 72억 원을 사용했다. /더팩트 DB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145억 원 △NH투자증권 78억 원 △한국투자증권 72억 원을 사용했다. /더팩트 DB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 145억 원 △NH투자증권 78억 원 △한국투자증권 72억 원 △삼성증권 188억 원 △ KB증권 46억 원 △메리츠증권 22억 원 △하나금융투자 41억 원 △신한금융투자 47억 원 △키움증권 189억 원 △대신증권 55억 원을 사용했다.

증가율이 높은 곳 기준으로 살펴보면 키움증권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189억 원을 사용해 전년 대비 38%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26.69%, 하나금융투자 17.3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상승률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두 회사는 1분기에 46억 원, 22억 원을 전산비용으로 사용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69%, 2.95%씩 줄었다.

최근 증권사마다 최대 실적 행진을 기록 중인 가운데 전산비용 증가율은 이에 상응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분기 상위 10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30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3297억 원) 대비 546% 늘었다. 순이익이 7배 가까이 늘었지만 전산운용비는 15% 상승에 그친 것이다.

전산 사고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은 제 시기에 매수 및 매도를 할 수가 없어 투자상 손실을 입게 된다. 이에 대해 보상 신청을 하려면 ARS나 영업점 직접 방문 신청을 해야 하고, 온라인 상으로 신청할 때도 주문기록 등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따른다.

증권사들은 전산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관련부서 인원 확충, 보상관련 업무 슬림화에 나서 전산 문제 관련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협회에서 공시하는 항목이 내부 기준 비용과 상이해 기준이 다를 경우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내부기준으로는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동시 접속자수 상향 중에 있으며 대형 IPO 추진을 위해 신규 고객용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및 주전산기, 거래로그 저장시스템 등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 들어온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오류 건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전산관련 투자를 비롯해 보상관련 절차도 회사마다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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