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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까지…생보사 즉시연금 줄패소에 삼성·한화 긴장

  • 경제 | 2021-06-05 00:00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재판부는 지난 3일 교보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4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패소하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1심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재판부는 지난 3일 교보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4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보험사들이 잇따라 패소하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1심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생명, 이달 16일 11번째 변론 공판

[더팩트│황원영 기자]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에 이어 교보생명까지 즉시연금보험(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패소했다. 생명보험사(생보사)가 연이어 줄패소 하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판결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재판부는 지난 3일 교보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4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교보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700억 원대에 이른다.

이번 선고는 삼성생명 등 6개 생명보험사 대상으로 진행하는 즉시연금 공동소송 재판에서 원고가 승소한 세 번째 판결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즉시연금 가입자 2명이 미래에셋생명을 상대로 낸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지급한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합쳐 약 200만 원을 가입자에게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이어 올해 1월에는 동양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재판부는 동양생명 즉시연금 가입자 12명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에게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에 이어 대형 생보사인 교보생명까지 줄줄이 패소하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모두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1일 10번째 변론을 진행했다. 당초 지난해 10월 변론을 종결하고 올해 3월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생명 측의 요구로 변론이 재개됐다. 이달 중 변론이 종료될 경우 최종 판결은 7~8월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2018년에 파악한 즉시연금 미지급 분쟁 규모는 16만명, 8000억 원~1조 원 수준이다. 이 중 삼성생명이 43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한화생명은 850억 원 수준이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일시에 낸 보험료를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달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전액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낮아져도 최저보증이율이 보장돼 은퇴자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문제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매달 지급하는 연금에서 조금씩 돈을 뗀 뒤, 이 돈을 모아 만기에 지급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가입자들은 연금액이 상품 가입 시 들었던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금감원은 2017년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연금액 산정 방법이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과소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분조위는 생보사들에 보험금을 더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KB생명 등은 이를 거부했다.

금융소비자연맹과 연금보험 가입자들은 2018년 6개 생보사에 대해 공동소송을 진행했다. 이들은 보험사가 약관에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채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하고 연금 월액을 산정했다며 공제한 부분에 대해 보험사가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재판의 쟁점은 해당 사실을 보험사가 고객에게 알려줬느냐다. 동양생명의 경우 보험 약관에 만기환급금 산정 방식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게 패소 원인으로 작용했다.

미래에셋생명 보험 약관에는 매달 연금을 지급함에 있어 만기 환급금을 고려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약관의 문구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보생명 역시 연금월액 일부가 만기환급금을 위해 공제된다는 내용이 약관에 없었다.

앞서 패소한 2개 보험사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교보생명 역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즉시 연금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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