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답변 어려워, 다각도로 검토 중"
[더팩트|윤정원 기자] 건설업 기반 기업집단인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LOI(Letter Of Intent‧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흥그룹은 LOI를 제출하며 대우건설 인수의 첫 단추를 뀄다. LOI 제출이 인수 마무리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중흥그룹 측에서 확고한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M&A는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분위기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LOI 제출과 관련해서는 답해줄 수 없다. 다만 심층적이고 다각도로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든 데는 정창선 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선 회장은 지난 1월 21일 신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3년 내 대기업 인수를 통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며 회사 규모 성장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정 회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현재 인수할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며 "경험이 없는 제조업보다는 대우건설 등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을 생각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실제 업계 내에서는 정 회장이 회사 규모 확대에 대한 의욕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중흥은 평택 브레인시티 등의 성공으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 인수 이후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해 여유 자금도 쌓았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중흥그룹은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0여 개에 이르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 원으로, 47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포함이 임박한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공정자산총액이 9조8470억 원으로, 순위 42위다. 앞서 중흥그룹 내 중흥토건, 중흥건설 등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다는 풍문이 돌 때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M&A가 수년 째 지지부진한 데다 정창선 회장의 의지 또한 확고하기 때문에 업계 내에서는 이번에는 인수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 역시 근래 거래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 않나. 주택‧건설 부문에서의 영속성을 따져 봐도 중흥그룹의 인수가 어불성설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향후 대우건설 인수가 이뤄지게 되면 중흥그룹의 자산총액 규모는 19조540억 원으로, 재계 서열 21위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조1367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 당기순이익 2826억 원의 누계 실적을 기록했다. 신규 수주액은 13조9126억 원 수준이다.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3조1338억 원으로, 매각 대상 지분율이 50.75%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 기준 단순 계산시 지분가치는 1조5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M&A 시장에서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적용할 경우 대우건설의 거래 가격은 1조9000억~2조 원정도가 된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전에는 중흥그룹 외에도 부동산 디벨로퍼 DS네트웍스와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투자회사 IPM이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DS네트웍스는 국내 최대 부동산 디벨로퍼 중 한 곳으로, 2019년 말 기준 매출액은 1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2063억 원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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