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지난해 4분기 점유율 17.66%…업계 4위 수준
[더팩트│황원영 기자] PLCC와 코스트코 독점계약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는 현대카드가 한국씨티은행 신용카드사업부(씨티카드)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 결과에 따라 시장 판세가 단숨에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업계 3위(개인 신용판매액 기준)까지 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현대카드는 씨티카드 인수로 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카드는 IB인수자문사와 함께 씨티은행의 카드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한국 등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은 그대로 남지만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예·적금 등 개인금융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업계는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부문을 통매각하거나 여·수신, 카드 등 개별 부문으로 분리 매각할 가능성을 내놨다. 특히, 카드사업부의 앞길에 주목했다. 낮은 점유율에도 수익률이 높아 우량 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씨티카드 신용카드 구매실적은 6조8274억 원으로 국내 전체 신용카드 구매실적(705조3000억 원)의 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과 법인 회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04만8000좌(계좌), 4만8000좌다.
카드업계 내 비중은 작지만 점유율 대비 순익이 높다. 같은 기간 시티은행 신용카드 부문 매출은 11조5329억 원, 수료 수입액(현금서비스·신용판매 대금 수수료)은 2614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237억 원으로 1년 만에 13% 늘었다.
연체율이나 평균 소득을 포함한 금융 소비자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점유율이 높은 타 카드사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영업방식을 접목한 덕에 리볼빙 분야에도 강점이 있다. 리볼빙은 금융 소비자가 정한 결제일에 결제액 전부가 아닌 최소 10% 정도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카드사 대출로 전환하는 제도다.
업계는 포화 시장인 국내 카드 시장에서 고수익 신규 회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희망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카드사업권까지 매각하려면 씨티은행이 카드 사업을 분사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카드 라이선스가 있는 금융기관이 사업 양수도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카드가 씨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시장점유율 1%를 확보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신용판매액(기업구매 제외한 개인·법인) 기준 점유율에서 현대카드는 17.33%를 차지했다. 이는 신한카드(21.46%), 삼성카드(17.93%), KB국민카드(17.66%)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현대카드는 전분기보다 점유율이 1.02%포인트 확대되며 3위인 KB국민카드와의 격차를 0.33%포인트까지 좁혔다. 직전 분기 점유율 차이는 1.33%포인트였다. 법인카드 실적을 제외한 개인 신용판매액 기준 점유율에서는 17.69%로 KB국민카드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섰다. 전 분기(17.09%) 대비 0.6%포인트 오른 수치다. 삼성·KB국민·현대 등 2위권 카드사들의 점유율 차이는 0.6%포인트 내외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와 씨티카드의 점유율을 단순 합산하면 18%대까지 오른다. 단숨에 단독 2위 자리를 꿰차는 셈이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독점계약 체결, 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 등 각 업계 리딩 기업과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계약을 체결하며 회원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금융에 주력하며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차량구매 결제 비율이 높은 현대카드가 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세를 몰아 시티카드 인수 등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핀테크 후불 결제 확대 등의 카드업황 악화는 변수다. 또, 씨티카드의 휴면카드(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카드)가 늘고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씨티카드 휴면카드 규모는 19만장으로 전체 발급카드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씨티은행 카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서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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