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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푸드가 이런 광고를?…"돼지바X마미손, 우연 아니었죠"

  • 경제 | 2021-05-24 06:00
지난 3월 롯데푸드가 출시한 '돼지바 핑크'는 이색 마케팅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롯데푸드 전사 광고 업무를 맡고 있는 한석재 매니저(왼쪽)와 이승기 책임.  /이선화 기자
지난 3월 롯데푸드가 출시한 '돼지바 핑크'는 이색 마케팅으로 눈도장을 찍으며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를 넘어서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롯데푸드 전사 광고 업무를 맡고 있는 한석재 매니저(왼쪽)와 이승기 책임. /이선화 기자

돼지바 핑크, 출시 한 달 만에 300만 개 판매량 돌파

[더팩트|문수연 기자] 최근 식품 업계에서 기존 출시된 인기 제품을 변형한 신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출시 한 달 만에 300만 개 판매량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은 제품이 있다. 롯데푸드의 '돼지바 핑크'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푸드는 지난 3월 봄을 맞아 자사의 대표 빙과 브랜드에 딸기 콘셉트를 적용한 '돼지바 핑크', '빠삐코 딸기', '구구콘 스트로베리', '빵빠레 딸기' 등 4종의 변형 신제품을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돼지바 핑크가 이색 마케팅으로 주목을 받으며 판매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해당 제품의 광고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 신제품 출시 직후 래퍼 마미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고모델로 기용해 달라"며 장난스러운 게시물을 올렸고, 롯데푸드는 그를 실제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다. 뮤직비디오는 현재 300만 뷰를 돌파하며 M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푸드와 마미손의 만남은 과연 어떻게 성사됐을까. 롯데푸드의 전사 광고 업무를 맡고 있는 마케팅전략팀 IMC 담당 한석재 매니저와 이승기 책임을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3월 '돼지바 핑크' 출시 직후 래퍼 마미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3월 '돼지바 핑크' 출시 직후 래퍼 마미손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광고모델로 기용해 달라"며 장난스러운 게시물을 올렸고, 롯데푸드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고려해 그를 실제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다. /롯데푸드 제공

롯데푸드는 신제품 출시 후 돼지바 핑크가 가장 두드러지는 호응을 얻자 이 제품을 필두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기로 기획하고 연예인, 유튜버 등 광고모델을 찾아 나섰다. 이후 제품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이들을 리스트업했는데 그 안에는 마미손도 포함됐다.

광고 모델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한 매니저는 마미손의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던 중 돼지바 핑크를 언급한 게시물을 보게 됐다. 이후 마미손의 광고모델 확정까지는 단 하루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임은 "한 매니저가 마미손이 돼지바 핑크를 언급한 게시물을 발견하고 바로 다음 날 미팅을 진행했다. 내부 결재도 바로 받아서 하루 만에 광고모델이 결정됐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요청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책임은 "사실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으면 진행을 안 하려고 했는데 인스타그램에 '꼭 모델 시켜줘라', '우리 형 모델 시켜주세요'라는 댓글이 많이 달려서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마미손의 팬이라고 밝힌 이 책임은 "사실 저희가 빙과 마케팅을 하면서 많은 래퍼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마미손은 개인적으로 팬이라 컬래버레이션을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돼지바 핑크 광고모델 리스트업을 하면서 마미손을 제일 먼저 얘기했는데 실제로 하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승기 책임은 마미손의 모델 발탁 배경과 관련해
이승기 책임은 마미손의 모델 발탁 배경과 관련해 "인스타그램에 '(마미손을) 꼭 모델시켜줘라', '우리 형 모델 시켜주세요'라는 소비자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고, 광고 작업을 진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선화 기자

마미손과 계약 후 마케팅전략팀은 가장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한 매니저는 "과거에는 광고를 할 때 일방적으로 제품에 대해 보여줬다. 하지만 MZ세대들은 놀 거리를 던져주면 재밌게 가지고 놀면서 확산시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며 "마미손이 래퍼니까 재밌게 랩을 만들어서 홍보를 하면 어떨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롯데푸드와 마미손은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곡을 만들기로 했고 마미손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 책임은 "마미손에게 키워드만 던져주고 곡 작업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광고주 의견이 개입되게 되면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곡도 잘 나온 것 같고 마미손도 작업 과정이 재밌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한 매니저는 "처음에 다른 마미손이 다른 래퍼가 녹음한 가이드 음원을 줬는데 당시에는 괜찮긴 한데 확신이 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마미손이 직접 부른 걸 들어보니 귀를 때려 박는 랩이 정말 좋아서 곡이 잘 나왔구나 싶었다"라고 밝혔다.

한석재 매니저는 이색 마케팅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한석재 매니저는 이색 마케팅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과거에는 광고를 할 때 일방적으로 제품에 대해 보여줬지만, MZ세대는 놀 거리를 던져주면 재밌게 가지고 놀면서 확산시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선화 기자

곡이 나오고 뮤직비디오까지 공개되면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300만 회를 돌파했으며, 제품 판매량도 300만 개를 넘어섰다.

이 책임은 소비자 반응뿐만 아니라 롯데 계열사에서도 호평이 들려왔다며 "사실 그동안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마케팅도 보수적으로 접근했는데 이번 광고가 나오면서 내부에서도 화제였다. 계열사에서도 '롯데푸드가 이런 광고를 해?'라며 놀라워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돼지바 핑크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경직됐던 롯데푸드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 책임은 "이번 마케팅이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이후 저희의 결정을 좀 더 믿고 맡겨주시는 것 같다"라며 "다음 주에 아주 신선한 TV 광고가 온에어될 예정인데 이번 광고도 예전 같았으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광고는 MZ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는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롯데푸드가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한 방식이다. 한 매니저는 "전형적인 TV 광고가 아니라 디지털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광고를 끝까지 보려면 디지털로 이동해야 하는데 궁금해서 보고 싶게끔 만들었다. 굉장히 파격적인 도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한석재 매니저와 이승기 책임은 앞으로도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시행에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이선화 기자
한석재 매니저와 이승기 책임은 앞으로도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시행에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이선화 기자

롯데푸드는 마미손과의 컬래버레이션 외에도 다양한 참여형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명확한 타겟팅을 위해 빙과 전용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웹 매거진 콘셉트로 운영 중이며, MZ세대를 겨냥한 이벤트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책임은 "과거에는 경품 이벤트를 진행할 때 품목이 롯데상품권이었다면, 이번에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선정하려고 했다. 돼지바 핑크와 어울리는 핑크색 아이템을 골랐는데 고가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때 무채색이 아닌 핑크색을 고르기 쉽지 않다. '돈 주고 사긴 아깝지만 갖고 싶다'는 마음에 참여율이 높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은 적극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 매니저는 "향후에도 소비자 참여형 이벤트를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6월에는 MZ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와 협업해 제작한 굿즈가 출시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주 공개되는 TV 광고에는 이스터에그(숨겨놓은 메시지)가 있어 찾는 재미가 있으니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돼지바를 비롯한 롯데푸드 제품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덧붙였다.

munsuye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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