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13일 국회 방문…'이재용 부회장 사면' 언급 가능성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오늘(13일) 국회를 찾는다. 올해 3월 취임 후 첫 국회 방문으로, 재계는 정치권에 기업인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소통 행보'가 이번 방문을 기점으로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최태원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필요성에 대한 경제계 공감대를 재차 강조할지 관심을 쏟고 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만날 예정이다. 최태원 회장이 취임 후 정치권과 소통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이번 국회 방문에 대해 단순 상견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경제단체의 수장으로서 정치권과 인사를 나누고, 회장 취임에 대한 축하 등이 이뤄지는 '짧은 만남'이라는 것이다. 최태원 회장은 취임 후 국회 방문을 추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4·7 재보궐선거, 여야 지도부 교체 등 상황을 고려해 지금에서야 방문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번 최태원 회장의 국회 방문을 놓고 '짧지만 강한 만남'으로 해석하고 있다. 경제계 현안들이 산적한 만큼, 단순 인사 외에도 다양한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규제 개혁에 대한 경제계 입장이 전달될지 주목된다. 경제계는 정부가 입법 예고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 등으로 인한 '기업 경영 위축'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입법 보완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국회 방문을 계기로 최태원 회장이 정치권의 협조를 얻고자 적극 나서는 등 정치권과 재계를 연결하는 소통 창구 역할에 더욱더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서는 앞으로 소통을 늘리자는 차원의 약속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발맞춰 최태원 회장의 대외 소통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손경식 경총 회장,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 등 다른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청와대에 이재용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건의서에는 "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 있다"며 "기업의 잘못된 관행과 일탈은 엄격한 잣대로 꾸짖어야 함이 마땅하지만,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은 정치권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경제계뿐만 아니라 종교계, 시민단체 등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 요구가 이어지자, 사면 문제를 다루는 정치인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면 찬성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고, 최근 안규백·이원욱·양향자 의원 등 여권에서도 사면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사면론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기류 변화가 감지된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국회를 방문한 최태원 회장이 여야 협조를 요청하며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는 게 재계 판단이다. 당초 청와대는 사면론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출입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은) 국민들의 많은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여야 지도부를 만나 어떤 주제로 대화할지 정해진 건 없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한 자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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