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인수의향서 접수 절차 진행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소매금융 부문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씨티은행)이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 부문을 한 묶음으로 파는 '통매각'을 하기로 방침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씨티그룹 내 인수합병(M&A)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CGMK) 2곳을 통해 인수 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씨티은행은 일단 소매금융 부문 '통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고 인수자 찾기에 나섰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3가지 옵션 가운데 전체매각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며 "직원들과 조직을 위한 방안을 찾겠다. 앞으로 3~4주 정도는 매수 의향자를 살펴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씨티은행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달 15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씨티그룹은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한국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사업에서 출구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의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 등 모든 실행 방안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면서도 늦지 않는 시일 안에 최적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OK금융은 지난 2016년 씨티캐피탈을 인수해 그룹 주력사인 OK캐피탈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또한 은행 라이선스 취득을 통해 1금융권에 진출할 수 있다는 유인도 있다.
DGB금융그룹 등 지방 은행 중심의 금융사의 경우 씨티은행 인수를 통해 수도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DGB금융그룹의 경우 씨티은행 소매금융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통매각 결정에 대해 금융권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매각 가격이 1조~2조 원 상당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만만치 않아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은행 전체 임직원 3500명 중 소매금융을 담당하는 직원은 939명이다. 지난해 기준 씨티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 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씨티은행이 '통매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분리 매각을 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라이센스 취득을 위해 2금융권이나 외국계 금융사가 관심을 갖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씨티은행의 몸값이 무거운 만큼 '통매각' 접근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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