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맥도날드, GS25 불똥에 곤욕…"논란 피하자" 업계, 사전대응 총력
[더팩트|이민주 기자] 유통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편의점 GS25가 불씨를 지핀 젠더 갈등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우려에 업체마다 사전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의 조윤성 사장은 4일 최근 불거진 '남혐(남성 혐오) 논란'과 관련, 편의점 점주들에게 입장문을 통해 "사업을 맡고 있는 최고 책임자로서 1만5000여 명의 경영주님들과 GS25를 애용하고 아껴주시는 고객 여러분 모두에게 피해와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고 말했다.
GS25의 '남혐 논란'은 지난 1일 회사 측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캠핑가자' 이벤트 포스터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포스터에 포함된 손가락과 소시지 이미지다 문제가 됐다. 포스터 공개 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두 이미지가 '남혐'을 표현하는 상징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누리꾼들은 해당 손 모양이 '메갈리아' 로고를 표현한 것이며, 소시지는 남성의 성기를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갈리아는 남성 혐오와 극단적인 페미니즘을 표방했던 커뮤니티다. 포스터에 사용된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의 끝 글자 역시 거꾸로 배열하면 'Megal'(메갈)'이 된다는 해석도 나왔다.
GS25가 곧바로 포스터 수정안을 내놨지만, 수정된 포스터 하단에 포함된 '달과 별' 모양이 서울대 내 여성주의 학회 '관악 여성주의학회' 마크와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역풍을 맞았다.
회사가 올린 사과문도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논란의 여파는 'GS25 불매운동'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일부 GS25 가맹점주는 남혐 논란에 대한 가맹본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25에서 시작된 '남혐 논란' 여파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일명 '숨은 남혐 찾기'에 나서는 누리꾼들까지 등장했다.
패션 쇼핑몰 무신사의 경우 최근 현대카드와 진행한 '물물교환' 이벤트 포스터로 인해 비난을 샀다. 해당 포스터에는 카드지갑과 카드를 든 손이 공중에서 만나는 듯한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 카드를 쥔 손의 모양이 메갈리아 로고와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무신사 측에서 "남성 혐오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포스터를 삭제·수정했으나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유튜브 광고 모델 발탁 과정을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맥도날드는 최근 한정판 굿즈(기획상품) '빅맥 런치박스'를 출시하면서 관련 광고 모델로 재재를 기용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맥도날드가 '페미니스트'를 모델로 기용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랄라블라 역시 홍보 포스터에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월계수잎과 관악 여성주의학회 마크가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업체마다 광고물 제작과 모델 기용을 재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젠더 갈등이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판매 중인 상품이나 광고 홍보물, 디자인에 문제가 되는 내용이 없는지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자체 제작브랜드나 광고물 디자인 하나하나 다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으로 젠더 갈등이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단 한 번이라도 논란의 중심에 서면, 그로 인한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 감소 등 그 피해는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는 수준을 넘설 수밖에 없는 만큼 마케팅 활동에 더욱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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