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책임…역대 3번째 '단명' 국토부 장관
[더팩트|윤정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 투기 사건의 책임을 지고 109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청와대는 16일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하는 등 개각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국토부 제5대 장관으로 취임한 변 장관은 이날로 재직 109일째를 맞았다. 통상적으로 후임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서 취임할 때까지 현 장관이 기다려 왔지만 변 장관은 후임 인선 발표날 바로 퇴임하기로 했다.
변 장관이 퇴임하게 된 것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지난달 2일 LH 직원들이 광명·시흥지구에서 100억 원대의 땅 투기를 벌였다고 폭로한 데 따른 여파다. 변 장관은 국토부 장관으로 오기 전 LH 사장을 지냈기 때문에 책임론을 피해가기가 더욱 어려웠다.
급기야 정세균 국무총리도 공식 석상에서 "변 장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언급하며 압박했고, 결국 변 장관은 지난달 12일 사의를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청와대는 2·4 대책의 후속 입법 기초작업까지 하고 사퇴하라며 시한부로 유임시킨 바 있다.
이날 오후 5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진 변 장관은 역대 3번째 단명 국토부 장관으로 기록됐다. 앞서 건설교통부 시절 8대 김용채(16일), 9대 안정남(22일) 장관이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교체됐다. 7대 오장섭 장관의 재임 기간은 149일이었다.
변 장관은 퇴임식에서 "국토교통 분야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정책이 실현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퇴임하게 돼 너무나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주무 부처의 수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물러가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그 어떤 훌륭한 정책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 장관은 "국민의 소명을 받아 실행을 책임지는 공직자는 누구보다도 공명정대하고 솔선수범해야 하며, 특히 공직을 통해 얻은 정보나 지식을 사익을 위해 활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4개월간 국토부에서의 경험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자부심이며 자랑일 것"이라고 말하며 퇴임사를 마쳤다.
한편,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된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은 전북 순창군 출신으로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에서 국제경제학으로 석사를 받았다. 1986년 행정고시 제30회로 기획예산처에서 업무를 시작해 기재부 공공혁신기획관, 기재부 재정관리관 등 요직을 거쳤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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