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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쌍용차 앞날은? "회생계획인가 전 M&A 추진"

  • 경제 | 2021-04-15 13:40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게 된 쌍용자동차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더팩트 DB
법정관리 졸업 1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게 된 쌍용자동차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계획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더팩트 DB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 결정…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쌍용자동차(쌍용차)가 2011년 3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지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인가 전 인수합병(인가 전 M&A) 성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쌍용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법정관리인으로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을, 조사위원으로 한영회계법인을 선임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3개월 동안 절차 개시를 보류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도 함께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월 28일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했다. 또 보류 기한 경과 후 3월 31일까지 투자자와의 협의 결과를 보정하도록 명령했으나 제출이 지연됐고, 이날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쌍용차는 기존 잠재투자자와 협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를 추진하기로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인가 전 M&A 방식은 회생절차 개시 이후 법원의 M&A 준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자와 보다 신속한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에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한 단일 인수 후보자와의 협상 지연 문제를 차단하고 공개 입찰을 통한 다수의 인수 후보자 간 경쟁을 유도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M&A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공개된 인수 희망자 이외에도 또 다른 인수 희망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유력 인수 후보였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협상 불발 후 현재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 6~7개 업체가 쌍용차에 투자 의향을 보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AAH도 투자를 완전히 철회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입찰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3700억 원 규모의 공익채권을 포함해 쌍용차의 채무가 1조 원에 달하는 만큼, 신규 투자의 관건으로는 '자금력'이 꼽히고 있다.

쌍용차는 HAAH와 투자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쌍용차는 HAAH와 투자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제반 여건을 고려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인가 전 M&A를 추진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쌍용차는 서울회생법원과 협의해 최단 시일 내 M&A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M&A 완료를 통해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용원 관리인은 "채권자들의 권리보호와 회사의 회생을 위해 정상적인 조업이 관건인 만큼 협력사들과 협의,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생산을 재개하고 차질 없는 AS를 통해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쌍용차는 완전 자본잠식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평택공장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회사는 이러한 개선 계획을 담은 이의신청서를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부여받은 개선 기간 내 투자자 유치 및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상장 폐지 우려를 해소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쌍용차는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쌍용차는 '무쏘'의 성공을 통해 'SUV 명가' 브랜드로의 입지를 구축했다. 1997년엔 최고급 대형 승용차 '체어맨'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경영난에 시달린 쌍용차는 1998년 대우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대우그룹 역시 외환위기 쓰나미에 휩쓸리며 쌍용차는 채권단에 넘어가는 과정을 거쳤다.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매각된 것 또한 큰 시련이었다. 상하이차는 기술 유출 논란 끝에 구조조정을 거쳐 201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쌍용차는 법정관리와 평택공장 유혈사태 등 아픔을 겪어야 했다.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후에는 안정기가 찾아온 모습이었다. 특히 '티볼리' 흥행으로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국내 SUV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폭이 확대됐고, 코로나19로 대주주 마힌드라의 상황까지 악화되며 '신규 투자 중단'이 이뤄져 또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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