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강기 안전검사 강화‧文정부 주택공급 대책 호재도
[더팩트|윤정원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기존 105층으로 계획했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3개 동으로 쪼개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수주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에서 43.3%의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주로 중저층 건물용 엘리베이터를 공급해왔다. 초고층 건물용 수주전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건물이 낮아지면 승산이 높아지는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GBC를 당초 105층 1개 동에서 50층짜리 3개 동으로 변경하겠다는 의사를 정부 측에 전달했다. 당초 설계안에 따르면 GBC는 569m 높이로,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로 탈바꿈할 전망이었다. 기존 국내 최고층 건물 타이틀을 갖고 있는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타워(555m)다.
하지만 현대차, 현대건설 등이 포함된 GBC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부터 효율성을 앞세워 건물을 2~3개 동으로 쪼개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된 건축안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당초 GBC 건축에 들어가는 비용만 3조7000억 원으로 예상됐지만, 건물 높이를 낮출 경우 최대 2조 원까지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등 GBC 시공사로 참여하는 계열 건설사들에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GBC 설계 변경이 반가운 눈치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100층 이상 건물의 엘리베이터 수주 경쟁에서 번번이 글로벌 업체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GBC 층수가 낮아지면 범(汎)현대 효과까지 더해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GBC는 설계안이 결정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 언급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현대차그룹에서 아직 발주 방식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저층부에 강한 현대엘리베이터가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 상황으로, 범현대가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적정 물량은 배분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GBC에 공급될 엘리베이터를 놓고 수주 경쟁에 나선 곳은 4곳으로 알려진 상태다. 한국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터가, 외국 3사로는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수주전에 참여할 전망이다.
GBC가 아니더라도 현대엘리베이터 측에는 희소식이 대기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행된 승강기안전관리법의 안전검사 강화는 현대엘리베이터 측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15년 이상 된 노후 승강기 25만여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반가운 대목이다. 건설 공정 마지막에 투입되는 엘리베이터 특성상 건설 경기 대비 1~2년 후행하긴 하지만 주택공급이 늘어나면 엘리베이터 수요는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4922억4500만 원, 영업이익은 1404억1900만 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매출액으로 작년보다 1000억 원 감소한 1조7175억 원을 예상하면서 영업이익은 100억 원 늘어난 1610억 원으로 내다봤다. 수주 목표액은 1조9073억 원으로, 지난해 수주 실적인 1조6911억 원보다 2160억 원가량 높여 잡았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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