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주가 하락 우려도
[더팩트|이재빈 기자] 비상장 기업 몸값이 조 단위로 치솟고 있다. 쿠팡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외에서 기업공개(IPO) 흥행이 이어지면서다. 다만 비상장 기업이 실제 상장 후에는 몸값이 가라앉는 사례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여가플랫폼 기업 야놀자 주식 거래가격 기준가는 지난 2일 8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만2500원 대비 6.4배 급등한 셈이다.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약 6조9473억 원으로 추산된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도 같은 기간 2만8000원에서 5만 원으로 78.6%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1450억 원을 기록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도 올해 들어 기준가가 11.5% 상승, 기업가치 14조6710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야놀자와 컬리의 거래가격은 서울거래소 비상장이 2019년 최초 개설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최고가다.
가장 몸값이 높은 비상장 기업은 카카오뱅크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기준가는 7만8100원으로 시가총액만 28조5140억 원에 달한다. 기준가는 지난해 말 10만5000원 대비로는 다소 빠진 모양새지만 지난달부터 7만~8만 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량도 급등세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이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말 이후 월간 거래량은 최근 한 달간이 전월 대비 야놀자가 약 2.0배, 크래프톤이 약 1.9배, 금융플랫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약 4.7배 증가했다.
비상장 주식의 인기는 최근 쿠팡과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IPO 흥행 열기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상장을 앞둔 이들 기업 주식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서 기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9~10일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63조6198억 원의 청약 증거금을 빨아들이며 한국 증시 IPO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틀째인 12일(현지시간) 주당 48.47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72억 달러(약 99조1551억 원)에 이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미국 상장 성공에 힘입어 컬리도 올해 중 뉴욕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며 기업가치가 약 8억80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다만 희소성 등에 힘입어 장외에서 가격이 치솟은 비상장주식이 실제 상장 이후에는 가격이 상당히 가라앉은 경우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다. 빅히트의 경우 지난해 상장 직전에는 대체로 주당 30만 원선에 거래됐으나 같은해 10월 상장 이후에는 주가가 10만~20만 원대로 빠진 상태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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