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점 앞둔 롯데·신세계 '기대 반 긴장 반'…순위 변동 가능성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더현대 서울'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에 문을 연 이후 단 열흘 만에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아직은 먹힌다'는 기대와 함께 업체 간 매출 순위에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 신규 출점을 앞두고 있지만, 지난해 업계 전반이 부진했던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점포의 흥행 여부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은 개점 이후 첫 일요일인 지난달 28일 하루 매출 102억 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 하루 최고 기록이다. 현대백화점은 "주말 하루 평균 8~9만 명 방문, 매출은 개장 6일만에 372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존 점포들보다 매장 수를 줄인 만큼 초반에는 매출 기여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오히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고객 경험을 늘리는 게 매출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더현대 서울은 전체 영업 면적(8만9100㎡) 가운데 49%(4만3573㎡)를 실내 조경이나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1층엔 12m 높이의 인공폭포가 조성됐고, 5층에는 30여 그루 나무와 꽃으로 실내 공원을 꾸며 놨다. 유리 천장을 통해 실내에서도 자연 채광을 즐길 수 있다.
10년 만의 신규 백화점 개점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현대 서울은 현대백화점이 2002년 목동점 이후 19년 만에 처음 여는 서울 지역 점포다. 백화점 3사 통틀어도 서울에 신규 점포를 낸 것은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이다.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고 외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새로운 경험에 목말랐던 2030세대를 열광하게 했다는 것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더현대 서울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약 3만2000개에 이른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도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 같은 징후는 다른 백화점 매출에서도 나타났다. 3·1절 연휴 사흘 동안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년 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9%, 26.1%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초반 실적을 내면서 백화점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가능성과 함께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대규모 신규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업 면적이 2만3000평에 달하는 초대형 매장이다. 2만7000평 규모인 더현대 서울만큼 크진 않지만,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사이즈라는 게 업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신세계가 내년 8월께 대전 유성구에 출점 예정인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지하 5층, 지상 43층짜리 건물이다. 여기엔 백화점 뿐만 아니라 호텔과 과학 시설,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연면적만 28만3466㎡(약 8만5700평)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 백화점이 모두 점포 스타일이 다르고 개점 지역도 다르지만, 오랜만에 문을 여는 백화점이라는 점에서 성과 비교를 안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 점포가 롯데는 경기, 신세계는 대전에 들어서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더현대 서울보다는 집객 확장성이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는 전망은 나온다. 이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이 전국 단위 매장이라면 롯데·신세계는 지역 단위 매장"이라며 "인근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규모 차이가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더현대 서울의 흥행으로 백화점업계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지 긴장하는 눈치다.
신세계 강남, 센텀시티, 대구에 이어 매출 4위인 신세계 본점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매출 1위 롯데 본점은 14.8%나 감소했다. 신세계 본점과 달리 3대 명품을 전부 입점시키지 못한 롯데 본점은 더현대 서울과의 차별성이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을 계기로 기존에 백화점을 이용하지 않던 고객들이 백화점을 이용하게 될지, 기존 점포들의 소비자들을 뺏어갈 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며 "이번에 신규 고객들을 많이 확보한다면 현대백화점의 도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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