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거부 이후 협회 측에 입장 전달 없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공석 상태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준 거부 통보를 받은 최철원 협회장 당선인(마이트앤메인 대표)이 고심을 거듭하며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인준 최종 거부 통보를 받은 최철원 대표는 지금까지 아이스하키협회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최철원 대표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자진 사퇴 의사를 협회 측에 전달하거나, 체육회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는 것이다.
앞서 최철원 대표는 지난해 12월 제24대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숙원 사업인 아이스하키 전용시설 확충을 비롯해 1기업 1중학클럽팀 운영 및 리그 운영, 실업팀 창단 등의 굵직한 공약을 앞세워 압도적인(82표 중 62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체육회는 최철원 대표가 낸 인준 신청을 2개월가량 처리하지 못했다.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단체의 수장을 맡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육회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사회적 물의' 사유에 따른 인준 불가였다. 선거 절차상 문제가 없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산하 협회장 인준을 거부한 전례도 없었지만,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폭력 근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철원 대표는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화물차량 기사를 때리고 '맷값'이라며 2000만 원을 건네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체육회의 인준 거부 이후 최철원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아이스하키협회 측은 사실상 표류 상태다. 임기를 마친 정몽원 전 아이스하키협회장(한라그룹 회장)과 한라그룹 측에서 파견 근무 중이었던 협회 사무국장 모두 지난달 17일 이후 협회를 떠나 직원들만 남아 있다. 수장 공백이 길어진다면, 올해 협회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이스하키협회 측은 최철원 대표가 자진해서 사퇴한다는 의사를 전할 경우 곧바로 협회장 재선거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최철원 대표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최철원 대표의 입장 전달이 이뤄지지 않는 건, 소송전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철원 대표는 아이스하키협회 후보 등록을 놓고 국내 유수 법무법인 4곳에 문의했고, 그 결과 '결격 사유가 없다'는 유권 해석을 받은 바 있다. 다만 과거 폭력 사건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현 시점에 소송전에 나설 경우 재차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협회장 공백이 길어지는 것과 관련해 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협회 임원진이 모두 해임되고, 관리단체위원회가 구성돼 협회 운영 및 사업을 이끌어나간다. 체육회는 다음 달 17일(협회 총회일 전날에서 60일)부터 아이스하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체육회 관계자는 "관리단체 지정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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