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상무, 의안상정가처분신청·홈페이지 개설 등으로 공세
[더팩트|이재빈 기자] 금호석유화학에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상무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주주명부열람 가처분신청에 이어 의안상정 가처분신청과 홈페이지 개설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다. 박찬구 회장도 곧 이사회를 열고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박철완 상무는 3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1월 공동보유관계를 해소하며 사측에 제출한 주주제안을 완전히 공개한 셈이다.
박철완 상무는 입장문에서 "금호석유화학의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며 "의사결정구조(거버넌스) 혁신과 ESG 내재화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기존 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2차전지와 수소, 바이오 등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및 신소재 분야에 신규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필요한 투자자금은 현재 회사가 보유중인 현금과 금호피앤비 등 계열사 상장, 아시아나 항공 지분 등 비영업용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유보현금은 5670억 원, 비영업용자산은 2880억 원이다.
소액주주와 외국계 펀드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주주친화정책도 마련했다. 박철완 상무는 "영업 성과가 좋음에도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는 10년 전과 같은 수준에 정체돼 있다"며 "주주가치 환원정책의 정상화와 경영 혁신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간 격차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주 전액 소각과 동종업계 평균 이상의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2025년 시가총액 20조 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거버넌스 혁신을 위해서는 이사회 교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구조여야 투명하고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철완 상무는 "현재의 이사진은 현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금호리조트 인수 등 기업 가치와 평판에 리스크가 될 사건이 반복돼도 이사회의 감독 기능 미비로 인해 경영진이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철완 상무는 여성과 외국인을 포함한 각계의 다양한 시각과 전문성, 독립성을 지닌 인물로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철완 상무는 이사 후보로 △민준기 Dentons Lee 외국변호사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 등을 추천했다.
박철완 상무는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ESG 전담부서를 운영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는 시작점으로 삼겠다"며 "사업활동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기업 리스크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가능케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르면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안건과 일자를 결의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이사회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주총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측은 늦어도 내주까지는 이사회를 열고 안건을 확정지어야 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이사회 일정을 사전에 공지하기는 어렵다"며 "공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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