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여신전문금융사 유동성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 도입
[더팩트|이재빈 기자] 오는 4월부터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에 유동성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이 도입된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전사는 유동성 위험을 주기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하고 유동성 상황을 충실하게 공시해야 한다.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한도는 기존 10배에서 8배로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여전사 유동성 관리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여전사는 수신기능 없이 여신업무만을 하는 캐피탈사 등 금융회사를 말한다. 외부차입·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특히 회사채(여전채) 발행비중이 높아 여전사가 부실화될 경우 여전채를 보유한 금융회사 등으로 부실이 전이·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예측하기 힘든 경제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여전사가 금융시스템 리스크 전파통로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여전사에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 중·저신용자 대상 자금공급이 감소하고 민간소비 및 기업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레버리지 한도(10배)에 근접한 수준까지 자금을 운용하는 등 유동성 위기재발에 따른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여전업권 총자산규모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307조 원으로 비은행권 총자산(2838조 원)의 10.8%, 전체 금융권 총자산(6560조 원)의 4.7%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여전사의 유동성 위험을 주기적으로 측정한 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위험관리 모범규준을 제정, 오는 4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은행 등 타 업권은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측정하기 위한 관리기준을 마련·운영하고 있으나 여전업권은 그렇지 않다.
모범규준은 일몰규정(2년)으로 운영하지만 운영현황을 평가한 후 내용을 보완해 감독규정 또는 시행세칙에 제도화할 계획이다. 모범규준 적용대상은 회사채 발행 여전사와 자산규모 1000억 원 이상 여전사다. 총 120개 사 중 56개 사에 해당된다. 총 자산 기준으론 99.4%에 이른다.
여기에는 유동성 관리를 위한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명시하고 위기상황분석과 비상자금조달계획 등 유동성리스크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채 만기분포, 즉시가용 유동성비율 등 관리지표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비카드사의 레버리지한도는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금융당국은 여전사의 과도한 외형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비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 규제를 운영해 왔다. 비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한도는 10배인 반면 카드사는 사업확장 등을 목적으로 지난해 기존 6배에서 8배로 확대한 바 있다. 동일한 8배임에도 규제가 완화된 카드사와 달리 캐피탈사는 규제가 강화된 셈이다.
이에 따라 비카드사는 오는 2022~23년 중 9배, 2025년 이후 8배로 하되,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해 지급한 경우에는 1배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자본확충·포트폴리오 조정기간, 코로나로 인한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저신용자 대출여력 확보 등을 감안한 것이란 설명이다.
개별 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소비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가 파악하기 쉽도록 경영공시도 강화한다. 현재 유동성 현황을 공시하고 있지만, 타 업권에 비해 공시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정성지표를 포함하는 등 은행권과 유사한 수준으로 공시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유동성 모니터링 지표도 확대·개편한다. 현재 경영실태평가 유동성 평가지표는 3개 계량지표와 4개 비계량지표로 운영 중이다. 이중 실효성이 미흡한 '업무용유형자산비율' 지표를 삭제하고 유의성 높은 '즉시가용유동성비율'과 '단기조달비중'등 2개 지표를 신설한다. 비계량평가시에도 유동성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 등이 적정하게 평가될 수 있도록 평가항목을 보완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유동성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은 올 4월부터 시행된다"며 "비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조정 등은 이달 중 규정변경예고를 할 계획이며 경영공시 강화 등 시행세칙 개정사항도 올해 중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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