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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설'에도 웃은 백화점 3社…고급화 전략 통했다

  • 경제 | 2021-02-09 00:00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선물세트를 고르는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이 선물세트를 고르는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170만 원 한우세트'도 완판…프리미엄 수요에 대박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업계가 '비대면 설'에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달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나자 선물세트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특히, 한우·건강기능식품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백화점 3사인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한시적으로 완화된 영향도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설 때보다 51.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역대 최대치다.

품목별로 보면 건강·차(58.2%), 한우(51.8%), 농산(53.3%), 주류(48.4%), 수산(45.4%) 늘었다. 앞서 지난달 4~24일 진행한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판매 매출이 1년 전보다 48.3% 올라갔다. 이 역시 현대백화점 선물세트 매출 신기록이다.

한우(55.8%), 과일(52.3%), 굴비(51.4%), 건강기능식품(49.5%) 매출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더현대닷컴·현대식품관투홈·현대H몰 등 현대백화점 온라인몰에서 판매된 설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3%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선물세트 판매량이 작년보다 46% 증가했다.

특히, 값비싼 고기·생선·과일이 매출 신장을 주도했다. 한우·굴비·사과·배 매출이 3사 모두에서 50% 안팎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0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고가 선물세트인 55만 원짜리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같은 기간 39%, 30만 원짜리 굴비 선물세트 매출이 78%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판매액 상위 1~10위를 모두 한우 세트가 차지했다. 이에 따라 한우 매출이 55.8% 늘었다. 10개 중 20만 원 아래는 단 하나도 없었고, 2위 세트는 100만 원짜리였다.

롯데백화점에서도 100세트 준비해놨던 170만 원짜리 한우 세트가 모두 팔려나갔고, 95만 원짜리는 80세트, 73만 원짜리도 250세트 팔렸다. 50만 원 이상의 와인 세트가 준비한 물량의 70% 넘게 팔려나가는 등 고가 선물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 추석에도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늘었지만, 올 설 매출 신장률은 역대급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이 설 선물로 준비한 170만 원짜리 한우세트. 100세트가 다 팔렸다. /롯데백화점 제공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 추석에도 프리미엄 선물 수요가 늘었지만, 올 설 매출 신장률은 역대급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이 설 선물로 준비한 170만 원짜리 한우세트. 100세트가 다 팔렸다. /롯데백화점 제공

김영란법 완화 영향도 받았다. 정부는 작년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 사태 속 농축수산업계를 돕는다며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을 1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올렸고, 이번 설에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그러자 해당 수혜 가격대 상품의 판매가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3만 원짜리 한우와 14만 원짜리 사과·배 세트, 15만 원짜리 굴비세트 매출이 모두 100% 안팎 늘었다.

다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던 지난해 추석에도 프리미엄 선물이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올 설 매출 신장률은 역대급 수준이라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추석 롯데백화점에서 농축수산 선물세트 판매는 전년 대비 8%, 20만 원 이하 한우 축산상품은 25%, 과일 상품은 21% 증가로 이번 설 매출 증가율에 크게 못 미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방문 대신 비싼 선물로 대체하는 수요가 급증했다"며 "지난 추석과 대비해도 신장률 상승이 뚜렷해,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남은 기간 판매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비대면으로 마음을 주고받는 트렌드가 이어지며 설 선물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반면, 차례상은 가정간편식(HMR) 등을 이용해 간소하게 차리거나 아예 생략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명절 상차림은 규모가 줄고 있다. 모임이 어려워지며 일손이 많이 필요한 차례상 차리기 역시 간소화하는 추세다. 특히 차례 음식도 HMR을 이용해 간편하게 차리는 가정이 늘면서 제수용 HMR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HMR 제수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동그랑땡·떡갈비 매출은 355% 증가했고, 모듬전 120%, 사골곰탕 등 국물류 50%, 만두류 45.3% 등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차례를 간단히 지내거나 생략하는 문화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편리하고 효율적인 것을 찾는 'HMR 명절'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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