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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집중하는 IS동서 권민석,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에도 발 담그나

  • 경제 | 2021-02-03 10:32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간 경영권 분쟁이 점쳐지는 가운데 권민석 아이에스동서(IS동서) 대표이사의 역할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정원 기자, IS동서 제공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간 경영권 분쟁이 점쳐지는 가운데 권민석 아이에스동서(IS동서) 대표이사의 역할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정원 기자, IS동서 제공

'형제지간' 반도건설·IS동서, 대기업 경영권 분쟁 참여 '닮은꼴'

[더팩트|윤정원 기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과 별도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권민석 아이에스동서(IS동서) 대표이사가 '키맨(key-man)'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권민석 대표이사는 앞서 금호석유화학 주식 3~4%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완 상무가 권민석 대표와 손을 잡게 되면 박찬구 부자(父子)와 지분보유량이 비등하게 돼 경영권을 넘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그룹 지분 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찬구 회장(6.7%)과 그 아들인 박준경 전무(7.2%)의 개인지분은 박 상무보다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박철완 상무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삼촌인 박찬구 회장 일가와 관계를 정리하고 별도로 주주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이뤄지면 권민석 대표가 누구의 손을 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권민석 대표가 금호석유화학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를 반도건설의 대한항공의 한진그룹 경영권분쟁 참여와 연결해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권민석 대표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조카다. 권 대표의 아버지인 권혁운 IS동서 회장은 형인 권홍사 회장을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인물로 꼽아왔다. 이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 당사자와 연합하는 모양새가 가진 유사성이 더욱 부각되는 측면도 있다.

IS동서와 반도건설에 정통한 관계자는 "권홍사-권혁운 형제가 각별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행보에서는 접점이나 교류가 거의 없다"면서 "권민석 대표의 금호석유화학 지분매입과 반도건설의 한진그룹 경영 참여 행보를 연결하는 것은 호사가들의 억측"이라고 말했다.

박철완 상무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박철완 상무는 지난달 27일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천명했다. /더팩트 DB, 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여념이 없는 IS동서와 권민석 대표가 굳이 경영권 분쟁 소지가 있는 다른 그룹사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권민석 대표가 취임한 이후 IS동서는 적극적인 기업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지분을 확보해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큰손으로 떠오르는 추이다. 이 때문에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에도 충분히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에서 박철완 상무의 독자행보가 시작된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지난해 7월 그룹인사에서 박찬구 회장의 아들 박준경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반면 1978년 동갑내기인 박철완 상무는 승진을 하지 못했다.

박철완 상무는 계열분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3대 회장을 지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박정구 회장은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의 둘째로, 넷째인 박찬구 회장의 형이다. 경영과 무관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손 박재영 씨를 제외하면 박철완 상무가 사실상 장손인 셈이다.

하지만 박준경 전무의 승진으로 경영권에서 밀리는 형세가 됐고, 평소 박 상무가 관심을 가졌던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한진그룹에 매각되면서 박 상무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결국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을 이용해 '승부수'를 띄울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앞서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진그룹도 설 곳을 잃은 장녀의 '자리 찾기'와 외부세력이 이를 도왔다는 점에서 금호석유화학그룹과 유사성을 띤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당사자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자신이 첫째이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에게 경영권을 뺏겨 외부세력과 손을 잡았다. 이때 조 전 부사장에게 힘을 실은 곳이 바로 반도건설이다. 반도건설은 KCGI(일명 강성부펀드)와 함께 조 전 부사장과 연합 전선을 형성해 한진그룹 경영권에 도전했다.

다만 권민석 대표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IS동서 측은 단순 투자였다고 선을 긋고 있다. IS동서 관계자는 "권민석 대표의 지분 매입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을 지원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야기가 와전된 측면이 많다. 권 대표도 관련 내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며 "100%는 아니지만 지난해 지분은 거의 다 정리한 상태다. 남아있는 것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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