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적극적 행보 기대…대한상의 위상 강화될 듯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늘(1일)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다.
경제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서울상의) 회장단은 이날 정기회의를 열고 최태원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한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동시에 맡는다는 관례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오는 23일 열릴 임시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정식 취임하고, 오는 3월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회장에 오를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단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내부적으로 최태원 회장을 단독 추대하기로 결정한 만큼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이미 사전 의견 교환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돼 추대 후 이를 최태원 회장이 거절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이 대표 경제단체로서 입지를 다졌다. 현 박용만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도 대한상의의 입지를 강화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상의 회원사는 18만 개에 달하며 세계 130여 개국 상공회의소와 글로벌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제기됐다. 구자열 LS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과 함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고, 연말부터 최태원 회장 쪽으로 무게가 쏠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최태원 회장의 추대는 자신의 뜻과 박용만 회장의 요청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안동에서 열린 인문가치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다양한 이해관계인을 대상으로 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대한상의 차기 회장 수락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최태원 회장은 SK그룹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계의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수년 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으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초 신년사에서는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새로운 시대의 기업가 정신을 제시했다. 지난 29일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함께 포항 지역 취약계층을 돕는 봉사활동을 진행한 뒤 "기업의 존재 이유를 보다 넓게 잡아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더 많은 기업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제계는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이 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 더욱더 주목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라는 이름의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대한상의의 위상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아우르며 상생 발전을 이끌어내는 최태원 회장의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소통에도 능한 만큼, 정부에 경제계 현안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도 잘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태원 회장이 정식 취임하면, 대를 이어 경제계 수장으로 활약하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 부친인 고 최종현 회장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경련 회장을 맡아 경제계를 이끈 바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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