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택 관련 자금과 주식 투자자금, 생계자금 수요 늘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지난해 3분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 씀씀이는 줄고 '동학개미운동' 등 주식투자 열풍으로 주식자금 운용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30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조6000억 원) 대비 14조 원 이상 많은 수치다.
순자금운용 규모가 증가했다는 것은 예금이나 보험, 주식, 펀드 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액)이 차입금 등 빌린 돈(자금조달액)보다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달액이 운용액보다 많으면 순자금조달액으로 기록된다.
가계는 주식투자 등으로 자금을 굴린 것으로 파악됐다.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는 83조8000억 원으로 1년 전(40조6000억 원)보다 43조2000억 원 늘어났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24조5000억 원으로 전년동기(27조3000억 원)보다 줄었는데, 주식과 펀드 등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22조5000억 원으로 불어난 영향이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까지 포함하면 주식운용 규모가 30조7000억 원에 달했다.
자금조달액도 1년 전(24조원)보다 29조2000억 원 증가한 53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관련 자금과 주식 투자자금, 생계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저축성 예금 부문의 운용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금조달액 중 일부가 주식 투자자금 등으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비금융법인)은 순자금조달액이 14조9000억 원으로, 2018년 3분기(17조8000억 원) 보다 2조9000억 원 축소됐다.
재정지출을 늘린 정부의 여윳돈은 줄어들었다. 정부의 순자금운용액은 8조8000억 원으로 전년동기(16조4000억 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3분기에는 지난 분기 납부 유예된 세금들이 들어와 정부 수입이 확대됐지만, 3·4차 추경(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 재정 집행이 이어져 정부 소비나 이전 지출 등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순자금 운용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자금 흐름이 아닌 각 경제주체의 일정 시점 금융자산·부채 잔액을 보면, 3분기 말 기준 가계와 기업, 정부의 순금융자산은 각 2333조1000억 원, 91조 원, 750조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과 비교해 각 88조2000억 원, 61조2000억 원, 40조1000억 원 늘어난 규모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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