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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작업 속도…남은 변수는?

  • 경제 | 2021-01-07 00:00
대한항공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인수 대금 마련용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동률 기자
대한항공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인수 대금 마련용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동률 기자

국민연금 반대에도 정관 개정안 의결…기업결합심사 남아

[더팩트|한예주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인수 대금 마련용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남은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다. 업계에선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형 메가캐리어(초대형항공사) 탄생이 사실상 막바지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 주에서 7억 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상정해 이를 의결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는 대한항공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총수 1억7532만466주 중 55.73%인 9772만2790주가 출석했으며, 이 중 찬성 69.98%로 정관 일부개정 안건이 가결됐다.

임시 주총 막판에 대한항공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지만,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총 하루 전날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한 점 등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며 반대표를 행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대한항공은 오는 3월 중순경 예정된 2조5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게 됐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3월 12일이다. 한진칼도 참여해 7300억 원을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대금 중 4000억 원은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3일 아시아나항공에 한진칼로부터 대여한 8000억 원 중 3000억 원을 인수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6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의 1조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중 계약금과 중도금을 뺀 8000억 원을 납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가진 최대주주가 된다.

남은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다. 업계에선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유상증자를 위한 발행 주식 총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남은 변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다. 업계에선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유상증자를 위한 발행 주식 총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이번 안건 통과를 계기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마지막 변수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꼽히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순 국내외에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하는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에선 공정위가 독과점 우려에 대한 심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국회입법조사처는 '대형항공사 M&A(인수합병) 관련 이슈와 쟁점-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주요 현안'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노선별로 독과점 우려를 따져야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우기홍 사장이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결합 후 인천국제공항 여객 노선 전체 슬롯 점유율이 38.5%이기 때문에 독과점 이슈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두 항공사 결합에 따른 독과점 우려는 전체 노선 점유율이 아닌 국내외 각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두 항공사의 취항 편수가 많은 인천발 미국·일본·중국 주요 도시행 국제선 노선 일부는 점유율이 38.5%를 크게 상회해 독과점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며 "향후 공정위 심사에서 주의 깊게 검토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합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기업결합이 불허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에서 승인이 나면 해외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되는데 현재까지 공정위가 승인한 인수합병 중 해외에서 승인받지 못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가 변수이긴 하지만 현재 대부분 국가들이 1개의 대형항공사 체제로 재편하는 추세"라며 "해외 당국 심사는 통상 자국 당국의 결정을 따라 왔기 때문에 공정위만 통과하면 9부 능선을 넘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3월 중순까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PMI(인수 후 통합 절차) 수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라며 "인수위는 약 50명으로 구성됐고 우기홍 사장이 인수위원장, 이승범 고객서비스부문 부사장이 실사단장, 김윤휘 경영전략본부장이 기획단장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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