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 충족시킬지 미지수…인근 토지·주택가격 상승 우려도
[더팩트|윤정원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으로 역세권 확대안을 내놨다.
변 후보자는 23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도심 주택공급 방안을 묻자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서울에는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아주 많다. 서울에 지하철역만 307개가 되고 역세권 면적을 500m로 정하면 서울 면적의 거의 반 정도가 된다"며 운을 뗐다.
이어 변 후보자는 "역세권의 밀도가 지금 160%밖에 되지 않는다"며 "역 가까이에 있으면 용적률을 300% 이상을 올려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도시계획상 역세권은 역 반경 350m다. 기존에는 역세권이 역 반경 250m였으나 정부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역세권 반경을 넓힌 상태다.
변 후보자는 "다만 이렇게 할 때는 개발이익을 어떻게 나누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반드시 공공 주도가 아니라 민간이 개발하더라도 그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부연했다.
도심 주택 공급안은 반길 일이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생긴다. 변 후보자가 공급 대책으로 제시한 역세권 등의 고밀 개발은 과거부터 있었으나, 주택·토지주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실행되지 않아 왔다. 역세권 개발에 따른 인근 토지·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변 후보자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 최근 화성 동탄 임대주택 100만 호 건설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질 좋은 임대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후보자는 "화성 동탄 임대주택은 어린이집과 실내놀이터 등 시설을 잘 만들었는데, 다른 곳보다 예산이 15% 추가됐다"며 "대통령께 앞으로 15%만 예산을 더 쓰면 다른 지역 임대도 이렇게 훌륭한 아파트가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대통령도 국토부 장관이 되면 그 일을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규제지역 지정 속도가 너무 느려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답하면서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식을 개편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3개월 이상 가격이 상승했는지 봐야 해 늦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면이 있다"며 "주식에서 '얼리 워닝(Early Warning·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처럼 부동산에서도 빅데이터 통계를 분석해 가격이 오를 곳, 오른 곳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적절한 규제를 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보유세 등 세금 강화 등의 기존 정책은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전국적 규제지역 지정, 임대차 3법 등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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