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르덴셜생명,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더팩트│황원영 기자] 대면 영업에 의존하던 보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았다. 저금리·저성장·저출산으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대면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탓에 구조조정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인수합병(M&A)에 따른 통합 작업도 구조조정을 가속하는 원인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이 희망퇴직 시행에 나섰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후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수석급 이상 직원으로 1977년 이전 출생자 또는 20년 이상 근속자다. 희망퇴직자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기본급의 27~36개월 치를 특별 위로금으로 지급하고 별도 생활안정자금도 지원한다. 미국계 생보사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진출 이래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1989년 미국계 생명보험사로 설립한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 정규직 임직원은 500여명으로 대형 생명보험사 대비 직원 수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면 영업이 악화됐고 비용감축 압박이 커지면서 인력감축이 단행됐다.
KB생명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병에 따른 중복 업무 해소와 비용 감축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KB생명 역시 일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푸르덴셜생명은 향후 2년간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그룹 내 안착을 위해 향후 2년간 듀얼 생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판매 채널 일원화 등 인수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을 시작으로 연말 보험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영업 위축과 저금리로 대부분 생보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5월에는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이 각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한화손보는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며 1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현대해상은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80여명이 퇴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롯데손해보험이 12월 근속 1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4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이 밖에 삼성생명은 올해 5월 기존 공로휴직제도에 전직형 공로휴직제도를 추가하는 등 해당 휴직 제도를 확대 시행했다.
내년 7월 통합을 앞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구조조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직원 수는 각각 1243명, 752명으로 많은 편은 아니지만 합병에 따른 인력 효율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한생명 측이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온 만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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